17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해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컨센서스)이 가능한 코스피 상장사는 153곳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전체 1분기 예상 매출은 398조원으로 작년 4분기(402조원)보다 1%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8조6297억원에서 38조9248억원으로 36%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은 둔화되지만 이익 수준은 올라가는 일종의 '불황형 흑자' 구조인 셈이다.
153곳 중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4분기보다 증가하는 곳은 101곳으로 감소하는 상장사 숫자보다 2배가량 많았다. 101곳 중에서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3분기보다 상승한 곳을 추려내면 22곳이다. 올해 1분기 실적 추정이 가능하면서 최근 2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늘어난 코스피 상장사는 전체(153곳)의 14.4%인 것이다.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은 "금리 인상을 이겨내는 것은 기업 실적뿐"이라며 "최근 2개 분기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향후 주식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시장 평균보다 더 많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2곳의 작년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예상 증가율은 41.7%로 같은 기간 153곳 평균(36%)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2곳 중 에쓰오일, GS건설,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10% 이상 올라 신고가 행진 중이다.
올해 주가가 20% 급등한 GS건설은 작년 까지 '수주절벽'에 시달리던 모습에서 180도 바뀐 모습이다. 최근 공시를 통해 3926억원 규모의 광명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된 데 이어 이란에서 대형 수주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이 업체는 지난해 2조880억원의 해외 수주 실적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올해 수주 목표를 3조851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의 광명 주택재개발정비사업도 주택시장에서 변함없는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로 올해 실적 개선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3분기 384억원이었던 GS건설의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 528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716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에쓰오일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각각 1162억원, 3680억원, 4222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전망에 외국인은 올해 들어 947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주가는 12.6% 올랐다. 정유사업에서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되며 실적과 직결되는 정제마진이 양호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올해 들어 지난 16일까지 주가가 10% 오른 SK하이닉스도 작년 3분기 7260억원의 영업이익이 올해 2조819억원까지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다만 최대 25조원으로 예상되는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낸드) 사업 인수와 관련해 불확실성과 재무 부담 탓에 17일 주가는 조정받고 있다.
최근 2분기 연속 영업이익 상승 종목 22곳에는 롯데케미칼·LG화학과 같은 화학 업종이 6곳 포함돼 가장 많았다. 이 같은 화학 업종 강세 전망은 중국의 화학제품 수요 증가와 석탄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다. 중국은 벤젠과 같은 석유화학제품 생산 때 원료로 석탄을 주로 사용하는데 원료값 상승에 따라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와 달리 제품 생산 때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원료로 쓰는 국내 화학업체들은 최근 안정된 유가 덕분에 비용을 절감해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 업체들에 앞서 있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은 46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6253억원, 롯데케미칼은 각각 6432억원에서 8327억원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증권사로부터 '4차 산업혁명' 관련 주도 종목으로 꼽히고 있는 네이버도 올
유진투자증권은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 연구에 대한 투자 성과가 기업 가치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목표주가를 97만원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분기 기준 처음으로 3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