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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엔씨소프트는 전일 대비 3.47% 오른 28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중국의 판호 금지 소식에 전날 장중 5%까지 급락했으나 1%대 하락으로 마감한 후 하루 만에 반등한 것이다. 전날 2만3600여 주를 순매도한 외국인들도 이날 5만4600여 주를 사들이는 등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전날 동반 하락했던 다른 게임주들도 일제히 회복세를 나타냈다. 전날 7.84% 급락했던 위메이드는 0.58%로 낙폭을 줄였고 웹젠과 네오위즈게임즈도 하루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이처럼 국내 게임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단기간에 회복된 이유는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에 따른 국내 업체 실적 침체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시장에 대한 매출 의존도만 놓고 봐도 중국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시장 노출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 시장 공략이 가장 활발한 업종 대장주인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846억원에서 중국 수출 비중은 10% 미만으로 집계됐다. 상장사 기준 지난해 게임업계 매출 2위인 NHN엔터테인먼트 역시 전체의 90%에 달하는 매출이 국내와 일본에 집중되고 있으며 중국은 5% 미만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6년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5년 국내 게임 수출액은 32억1463만달러(약 3조7000억원)로 이 중 중화권(중국·홍콩·대만) 수출 비중이 32.9%(1조2000억원)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중국 국민 FPS게임 '크로스파이어'를 만든 스마일게이트와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 등 비상장사들의 대규모 수출을 제외하면 상장 게임사들의 중화권 수출액은 4000억원 안팎으로 줄어든다. 업계 관계자는 "PC 온라인 게임이 아닌 모바일 게임업체들의 중국 수출 비중은 더욱 낮다"며 "웹젠(10%)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5%대 미만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여기에 중국의 판호 금지 대상이 기존 서비스 게임이 아닌 신규 게임에 국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규제는 국내 업체들 실적 전망을 하향시킬 만한 요인이 안 된다는 평가다. 동부증권은 이날 엔씨소프트에 대해 "일부 신작 게임의 중국 서비스가 지연될 수 있지만 애초에 엔씨소프트 실적 추정치에 반영하지 않아 전망치를 조정할 이유가 없다"며 올해 매출액 전망치 1조2400억원(전년 대비 26% 증가)을 그대로 유지했다.
매년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국산 게임이 극소수에 그친다는 점도 중국 영향력이 높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난해 중국에서 허가를 받은 게임 수는 총 3851개로 중국을 제외한 해외 게임은 228개, 이 중 국산 게임은 13개로 전체의 0.3%에 불과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최근 감소세를 감안해도 국내에서만 한 해 500개 넘는 게임이 신규 출시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자국 게임에 대한 선호 현상 등으로 이미 국내 업체들이 정착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특히 모바일게임에서는 국내 게임의 중국 시장 성공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이미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공략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애초에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국내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질 일이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규제 이슈가 공식화되고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에는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윤구 동부증권 연구원은 "매출처 다변화가 쉽지 않은 중소형 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목표로 했다면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사태의 장기화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중국발 주가 하락으로 국내 게임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