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품 분석 / 피델리티 글로벌테크놀로지펀드 ◆
실제 4차 산업혁명 관련주에 투자하는 상품들이 최근 국내외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출시된 상품 가운데 가장 관심을 가져볼 만한 상품으로는 '피델리티 글로벌 테크놀로지 펀드'가 꼽힌다. 2013년 4월 룩셈부르크에 처음 설정된 이 펀드는 국내에는 2015년 6월 재간접 형태로 출시됐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 7.0%, 최근 6개월 14.5%, 최근 1년 38.3%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높은 수익률에 투자금도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펀드 설정액이 1년 전 50억원에 불과했지만 현재 624억원 규모로 커졌다. 전체 설정액의 절반 이상인 415억원이 올 들어 유입됐다.
이 펀드는 '글로벌 테크놀로지'라는 이름에서 나타나듯이 전 세계 IT 유망 업체들에 분산투자한다. 피델리티 글로벌 본사(영국 런던)의 리서치 조직과 각국 현지법인 소속의 지역별 IT 담당 펀드매니저들이 유망 기업을 선별해 최종적으로 40~60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편입된 종목들의 특징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3D 컴퓨터, 가상현실 등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와 관련이 크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미국의 애플·알파벳(구글 모회사)·인텔·IBM·퀄컴, 한국의 삼성전자, 독일의 SAP, 중국의 바이두 등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IT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포함된 것이다.
증권사 영업점 프라이빗뱅커(PB)들 사이에선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을 계기로 국내 IT 업종에 대해 일부 투자자들이 불안함을 느끼는 상황에서 펀드 하나로 글로벌 IT 주요 종목들에 대한 분산투자가 가능한 상품이란 점이 매력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최근 1년 사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IT 주요 종목들의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일부에서는 고평가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현실이다.
시장조사업체 IBES를 통해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의미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을 주요 업종별로 비교해보면 소비재 17.7배, IT 16.4배, 헬스케어 15.2배, 금융 12.9배로 각각 나타났다. IT 업종의 주가 수준이 높기는 하지만 소비재 업종에 비하면 낮고, 특히 높은 성장성까지 감안하면 아직 고평가를 염려할 때는 아니라는 게 피델리티 측의 설명이다.
이 펀드의 책임매니저는 한국인인 손현호 씨다. 손 매니저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신한금융투자와 모건스탠리 서울지점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다가 2011년부터 피델리티 영국법인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손 매니저는 "미국 내 특허출원 건수가 2011년부터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며 "이는 넷플릭스, 페이스북, 페이팔 등 IT 혁신 기업들이 미국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IT 호황기가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스마트폰 기능 진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전자상거래 확대 여파로 IT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IT 기업
다만 수익률의 변동폭이 크다는 점은 펀드 투자에 있어 고려할 만한 요인이다. 연평균 변동성이 17.0%로 높은 편이다. 재간접 펀드라 가입비용도 상대적으로 많다. 판매 시점이나 환매 시점에 수수료가 없는 C클래스 기준 총수수료는 연 2.547%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