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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취임한 조 사장은 지난 4년여 기간 전기요금을 두 차례나 올려 만성 적자 구조였던 회사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서울 삼성동 용지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현대자동차그룹에 팔아 10조원이 넘는 매각 대금을 거머쥐었다. 넉넉해진 곳간을 바탕으로 배당성향을 높이는 등 주주 친화 경영을 펼쳤다.
조 사장 연임으로 한전 경영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달아올랐다. 한전 주가는 연임 확정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20일 전일 대비 6% 넘는 급등세로 마감하며 시장 기대감을 드러냈다. 'CEO 연임 효과'가 주가에 톡톡히 반영된 것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배로 역사적 저점에 임박했는데도 4분기 실적 악화 등 변수로 주가가 하향 추세였지만 CEO 연임을 계기로 단숨에 반전 스토리를 쓴 것이다. 한전 주가는 22일 전일 대비 0.47% 오른 주당 4만3200원에 마감하며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주주가치 제고에 관심이 높은 조 사장의 연임으로 한전 주가를 지켜볼 만한 시점이 됐다"고 분석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CEO 연임에 주가도 덩달아 오르는 'CEO 효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지금껏 회사를 충실히 이끌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주 마음을 사로잡은 효과가 주가에 반영되는 것이다.
지난달 25일 권오준 회장 연임이 확정된 포스코 주가 역시 상승세가 뚜렷하다. 연임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포스코 주가는 전일 대비 3.18% 오르며 축제 분위기였다. 이후로도 꾸준히 오른 포스코 주가는 22일 주당 29만3500원을 찍어 30만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연임 확정 이후 한 달 만에 주가가 10% 뛰었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일시적으로 부진했던 실적이 올해 살아날 거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최근 콘퍼런스콜을 통해 기존 배당성향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배당금 감소 우려도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기존 경영방침이 일관성 있게 유지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 상승 원인 중 하나였다는 얘기다.
지난달 26일 CEO추천위원회로부터 연임 통보를 받은 황창규 KT 회장이 주가에 미칠 효과도 눈여겨볼 만하다. KT 주가는 22일 3만350원에 마감해 황 회장 연임 확정 이후 한 달간 5%가량 상승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황 회장 연임이 확정되며 지난 3년간 보여준 비용통제와 중장기 전략 일관성이 유지될 수 있어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전국에 전화국 형태로 알짜 부동산을 다수 보유한 KT의 자산가치가 부동산 개발을 통해 가시화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25일 이광구 행장
[문일호 기자 /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