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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LK투자파트너스와 손잡고 현대시멘트 인수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일시멘트에 대한 시장 평가다. 현대시멘트 인수 성공으로 시멘트 업계 1위로 도약하며 규모의 경제를 이룸에 따라 향후 이익 개선에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감이 널리 퍼진 덕분이다.
이 같은 시장 분위기에 주가는 곧바로 반응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다음날인 17일 한일시멘트 주가는 전일 대비 6.97% 오른 주당 8만5900원에 마감했다. 현대시멘트 인수가 기업가치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거라는 예상을 투자자들이 공유했다는 뜻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시멘트 인수로 한일시멘트 시장 점유율이 1위로 올라 경쟁자 쌍용양회와 함께 시장을 이끌 것"이라며 "현대시멘트 매각 이후 한동안 업계에 새로운 매물이 없다는 걸 감안하면 성장을 위한 좋은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시멘트가 극단적인 저평가 국면에 놓여 있던 것도 이날 주가가 급등한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한일시멘트는 최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배 근처로 시가총액이 청산가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었다.
연말 예상 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8배 안팎으로 기존 업계 1위 쌍용양회(9~10배) 대비 저평가돼 왔다. 이처럼 눌려 있던 주가가 현대시멘트 인수라는 호재를 맞아 급하게 뛰어올랐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아직 우선협상대상자 단계라 정보가 불확실하지만 인수가 최종 성사되면 업계 구조적 문제인 공급과잉이 일부 해소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가격 협상력을 높인 한일시멘트가 추후 시멘트 영업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같은 날 피인수 기업인 현대시멘트 주가는 전일 대비 3.62% 하락한 주당 2만7950원에 마감했다. LK투자파트너스와 한일시멘트가 인수가로 현 주가를 크게 뛰어넘는 주당 3만8700원을 베팅했음에도 주가는 역주행했다. 이는 현대시멘트가 한일시멘트로 넘어간 이후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일시멘트가 LK투자파트너스와 공동으로 지분을 매입한 뒤 추후 LK투자파트너스 측 지분을 매입해 현대시멘트와 최종 합병한다는것이 시장 시나리오다. 그러나 계약이 순탄히 체결될지는 물론 지분
같은 날 업계 1위였던 쌍용양회 주가는 전일과 동일한 주당 1만5900원에 마감했다. 전날 현대시멘트 인수전에서 탈락한 여파는 크지 않았다는 얘기다. 향후 상황을 더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우세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