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추세가 장기화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재테크 자금이 시중은행 수시입출금식 예금으로 쏠리고 있다. 일반 입출금식예금(MMDA) 등 대표적인 시중은행 수시입출금식 예금 평균이자율이 0.15%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과 조기대선 가시화로 정국혼란이 계속되는데다 국내경기 불확실성도 확대되면서 좀처럼 투자기회를 잡지못하고 있는 부동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KB국민, KEB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 예금 잔액(법인·MMDA 포함)은 작년말 현재 409조9162억원에 달해 1년전(373조8989억원)보다 36조173억원(9.6%)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전체 은행권의 정기예금 잔액(568조9000억원)이 1년만에 19조8000억원 증가했던 점을 감안하면 언제든지 예금을 인출할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으로 두배 가까운 돈이 더 들어온 셈이다. 수시입출금 예금은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지 조건없이 지급하는 예금으로 현금과 유사한 유동성을 지녀 통화성예금 또는 요구불예금이라고 불린다. 5대 시중은행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지난 2013년 275조6176억원을 기록한 뒤 2014년 300조원을 돌파했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지난해 처음으로 400조원을 돌파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사실상 직장인들의 월급통장이나 대기자금으로 운영되는데 저금리 추세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국내외 시장 상황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당분간 수시입출금 예금이 한층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단기부동자금이 급증하자 SC제일은행, NH농협은행, KEB하나은행 등은 수시입출금 예금 일부 상품에 연 2%대 금리를 제공하는 등 자금유치에 나서면 연리 1%대 상품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정기 예·적 금과 '
수시입출금 통장과 신용카드, 예·적금을 연계한 새로운 유형의 패키지 금융 상품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계좌이동제가 시행된 이후 '주거래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자 이자 수익 보다는 수수료 수익에 더 주력하는 은행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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