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국내 주식형 펀드가 올해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30~40개 유망 우량주만 골라담은 '압축 포트폴리오' 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2011년 이른바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업종)'이 주도한 장세에서 빛을 발하다가 5년간 고전을 겪었던 압축 펀드가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국내 주식시장의 주도주가 이익이 늘어나는 대형 수출주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압축 펀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19일 매일경제신문이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국내주식형 액티브펀드 가운데 편입종목수가 50개 이하인 주요 10개 펀드(설정액 100억원 이상)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연초이후 지난 16일 기준 평균 3.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펀드매니저가 직접 굴리는 액티브펀드의 전체 평균 수익률은 1.7%로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 평균 수익률 3.3%의 절반에 그칠 정도로 저조하다. 압축 포트폴리오 펀드는 인덱스펀드 못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의 경우 압축 펀드가 평균 5.6%로 인덱스펀드 평균 5.4%보다 0.2%포인트 앞선다. 최근 1년 평균 수익률도 13.5%로 코스피 상승률 9%보다 3.5%포인트나 높다. 보통의 국내주식형 펀드가 60~100개 종목에 투자하는 반면 압축 펀드는 절반 수준인 30~50개 소수 종목에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올해 들어 가장 수익률이 좋은 압축 펀드는 '삼성코리아소수정예' 펀드로 연초이후 4.0%를 기록하고 있다. 이 펀드는 '소수정예'라는 이름에서 나타나듯이 지난해 12월 초 기준 35개 대형 우량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이어 '삼성스트라이크'(3.8%), '삼성대한민국신수종산업'(3.8%), 'BNK튼튼코리아'(3.4%), '하이지주회사플러스'(3.2%), '미래에셋5대그룹대표주'(3.2%) 등도 올해 들어 3%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압축형 펀드 수익률 상위 1~3위가 모두 연초 삼성자산운용에서 분사한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굴리는 펀드란 점이 눈길을 끈다. 삼성운용은 앞서 2010년 차·화·정이 주도했던 장세에서 압축 펀드를 통해 우월한 성과를 낸 바 있다. 다만 2012년 이후 중소형주 장세가 펼쳐지고 주식운용본부 핵심 인력들이 바뀌면서 액티브펀드 성과가 최근 3~4년간 좋지 못했다.
이승준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3년 전 새로 짜인 구성원 간의 팀웍이 이제야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면서 "조직 측면에서도 액티브부문만 따로 나뉜 만큼 단기 실적에서 벗어나 중장기 성과를 내다보는 투자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압축 펀드가 돋보이는 성과를 내는 것은 코스피 상위 100위 이내 대형주 위주로 투자종목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 규모별 연초이후 상승률을 살펴보면 코스피 대형주 3.0%, 코스피 중형주 1.7%, 코스피 소형주 0.7%, 코스닥 -2.4%로 규모가 클수록 평균 상승률이 높다. 주요 10개 압축 펀드의 상위 10개 편입종목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엔씨소프트 네이버 SK이노베이션 포스코 등 경기민감 종목이 공통적으로 많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작년부터 시장을 주도했던 IT와 경기민감주의 상승세가 최근 둔화되면서 조만간 중소형주 장세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 향배가 주식형펀드 성과에 변수가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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