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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하며 연결기준 매출액 10조3427억원, 영업이익 437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15%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96% 감소한 39조3173억원, 영업이익은 1조641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 부진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속적인 경영 합리화 노력으로 흑자를 기록했다"며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은 총영업이익 7100억원을 기록했고, 현대오일뱅크도 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수주실적이 전년 대비 급감하기는 했지만 목표는 달성했다. 지난해 수주는 91억5000만달러(약 10조4713억원)로 전년 대비 37.1% 줄었다. 연초보다 낮아진 목표이긴 해도 이란을 중심으로 대규모 상선 수주가 이어지면서 목표 수주액의 96.3%를 채웠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조선·엔진·전기전자·건설장비 부문 흑자 유지와 유가 상승에 따른 정유 부문 실적 개선이 영업이익 개선의 원동력이었다"고 분석했다. 연초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지난달 18일 해양플랜트 설비의 일종인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설비(FSRU)를 수주했다. 정제마진 증가 덕분에 91.13%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올해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상을 유지하면서 해양플랜트 수주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오일뱅크가 안정적인 이익을 받쳐주면서 조선·해양 부문 리스크를 완화시켜줄 것"이라며 "오는 3월까지는 기업분할 이슈와 더불어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해 12월 13일 15만7500원을 기록한 후 하락세이던 현대중공업 주가는 올해 1월 31일(종가 13만2500원)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9일 역시 전날보다 1.38% 상승한 14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오는 4월 이후엔 현대중공업이 얼마나 매끄럽게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는지에 따라 주가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4월 1일 상장사 4곳(현대중공업, 현대로보틱스,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과 비상장사 2곳(현대그린에너지, 현대글로벌서비스)으로 분할된다. 비조선 사업부 분할 후 존속회사인 현대중공업의 자본금은 11조3000억원으로 낮아지지만 140%를 웃돌던 부채비율은 95% 수준까지 떨어진다. 현재보다 재무건전성이 개선되는 셈이다.
현대중공업은 8개 사업 부문을 거느린 거대 조직으로 인사, 임금, 성과 측정, 의사결정 지연 등 경영 효율이 저해돼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중공업 내부적으로는 조선업의 잣대로 다른 사업 부문을 평가하고 추진하는 비합리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기업분할에 대해 신용평가사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