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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매일경제신문이 4대 금융업권(은행·증권·생보·손보)별 평균 수익률을 따져본 결과 DB형과 DC형 모두 손보사가 가장 높았다. DB형 수익률은 손보(1.98%) 증권(1.89%) 생보(1.82%) 은행(1.43%) 순, DC형 수익률은 손보(2.08%) 은행(1.59%) 생보(1.51%) 증권(0.61%) 순이었다. DB형의 경우 가장 높은 손보사와 가장 낮은 은행의 평균 수익률 차이가 0.55%포인트, DC형은 손보사와 증권사 차이가 1.47%포인트로 차이가 컸다.
금융회사별로 따지면 수익률 격차는 더욱 커진다. DB형의 경우 가장 수익률이 높은 IBK연금생명(2.28%)과 가장 낮은 신영증권(0.99%) 간 차이는 1.29%포인트에 달한다. DC형은 더욱 차이가 컸다.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현대라이프생명(2.86%)과 최저 수익률인 한국투자증권(0.34%) 간 차이는 무려 2.52%포인트에 달한다.
업권별로는 DB형의 경우 은행은 제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증권은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미래에셋대우, 생보는 IBK연금생명 미래에셋생명 동부생명, 손보는 동부화재 현대해상 롯데손보 순이었다. DC형에선 은행은 DGB대구은행 제주은행 BNK부산은행, 증권은 유안타증권 하나금융투자 신영증권, 생보는 현대라이프생명 IBK연금생명 동부생명, 손보는 동부화재 현대해상 한화손보 순이었다.
손보사들이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이 높은 이유는 가입자 유치를 위해 'GIC(Guaranteed Interest Contract)'라고 불리는 연 2% 수준의 금리확정형 상품을 팔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에 보험사의 주요 자금운용 수단인 채권에서 수익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역마진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의 경우 2015년 7월부터 금융당국이 자사 원리금 보장상품을 퇴직연금에 편입하는 것을 금지하면서 금리가 낮아졌다. 전반적으로 대형 시중은행보다 지방은행의 수익률이 높았는데, 지방 은행들이 비교적 높은 수준의 예금 상품을 편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사의 경우 DC형에 주로 담기는 주식형 펀드나 채권형 펀드의 작년 투자 수익률 부진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염문걸 한국투자증권 연금사업본부장은 "DC형 퇴직연금의 경우 주로 펀드와 같은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 비중이 높은데 지난해 연금펀드들 성과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면서 "다만 퇴직연금은 장기용 상품인 만큼 길게 놓고 보면 DC형의 수익률이 더욱 높다"고 말했다. 실제 증권사의 DC형 퇴직연금 최근 7년(2010~2016년) 연평균 수익률은 3.67%로 전체 금융업권 가운데 가장 높다.
전문가들은 근로자 입장에서 재직 중인 기업의 성장성과 임금상승률이 괜찮다면 DB형이 유리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DC형을 선택해 직접 굴리는 것이 낫다고 지적한다. 특히 저금리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기준금리 이상의 초과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자동으로 분산투자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 형태 상품을 활용해 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민주영 KEB하나은행 연금사업부 차장은 "퇴직연금은 무조건 금리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목표수익률에 따라 위험도 달라진다는 것을 명심하고 자신의 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생애주기별로 자산배분 비중을 자동적으로 조절해주는 TDF 상품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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