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문가들은 "이들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업종 내 위치나 실적, 우량한 재무구조를 감안하면 주가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일부 종목은 작년 주가 급등 이후 저평가 매력이 사라진 종목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매일경제신문이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사의 연결재무제표(2016년 9월 말 기준)를 조사한 결과,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조원이 넘는 기업은 29곳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2015년 3분기 기준 26곳에서 3곳이 추가로 늘어났다. 작년 4분기 실적까지 나오면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곳간'에 현금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로 작년 9월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25조2676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5년 3분기보다 7% 늘어난 수치다. 작년 9월 말 단기금융상품(53조원), 단기매도가능금융자산(3조원)까지 합친 실질적인 현금 보유액은 82조원에 달한다.
작년 미국의 자동차 전장 기업 하만(9조원) 인수에 이어 올해 들어 미국 사물인터넷 기업 퍼치까지 인수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사물인터넷 기업 인수에만 향후 12억달러를 쓰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작년 삼성전자 주가는 43% 올랐고 올해도 지난 7일까지 7.7% 상승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장중 한때 20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증권사들은 올 1분기 실적까지 받쳐준다면 올해도 지속적인 신고가 행진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동시 매도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작년 현금성자산 1조원 이상 보유 기업 중 한국가스공사 다음으로 현금 증가폭이 큰 기업이 SK하이닉스(138%)다. 2014년 4000억원에 불과했던 현금성자산이 작년 9월 말 1조2000억원가량으로 불어났다. 단기금융상품과 매도가능금융자산까지 합치면 당장 쓸 수 있는 돈이 3조5000억원에 달한다. 일본 도시바 인수전에 3조원을 베팅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셈이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 제품인 낸드플래시 분야를 키우기 위해서 이 같은 M&A와 함께 설비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4차 산업혁명 수혜로 주가가 올해 들어 19%나 올랐다. 그럼에도 올해 예상 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은 6.3배로 글로벌 경쟁사인 인텔(13.1배), TSMC(13.3배), 퀄컴(11.6배)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
네이버의 곳간도 풍성해졌다. 2015년 8000억원대였던 현금성자산이 작년 1조7000억원가량으로 늘었다. 투자 여력을 바탕으로 지난 3년간 4차 산업혁명 관련 사내 기술 연구개발(R&D) 조직인 네이버랩스에 1200억원을 집행한 데 이어 올해도 AI와 로보틱스, 자율주행차, 음성인식, 기계 번역 등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핵심기술인 첨단운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