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발표때만 되면 기승을 부리는 '올빼기 공시(실적발표)'가 지난주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초라한 실적 성적표를 최대한 숨기기 위해 해당 상장사들은 대부분 한주간 장을 마무리짓는 금요일을 공시 시점으로 택한다. 더욱이 금요일 장마저 끝난 오후 늦게 투자자들의 눈을 피해 슬그머니 공시를 진행한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요일이었던 지난 3일 오후 늦게 지난해 연간실적(지난해 4분기 실적 포함)을 공시한 기업들 대부분은 대규모 영업손실 등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이날 오후 4시 46분께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잠정실적을 공시하며 매출액과 영업손실로 각각 1조 5788억원, 영업손실 1929억원씩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13.9% 줄었다. 특히 대규모 주가연계증권(ELS)헤지운용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로 2000억원에 육박하는 적자만 쌓았다.
같은날 오후 5시께 실적을 공시한 삼천리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삼천리는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한 6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도 16.5% 감소한 3조 633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해운업계에서 흑자를 유지해왔던 흥아해운도 지난해 실적 악화를 피하기 위해 올빼미 공시에 나섰다. 흥아해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무려 72%나 감소한 59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매출액도 1.6% 줄어든 8317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글로벌 원양선사들이 흥아해운이 주력으로 하는 아시아역내에 속속 진입하며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6시께 실적을 공시한 SKC솔믹스도 지난해 매출액으로 전년 대비 15.7% 감소한 94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투자자 눈을 피하기 위한 '올빼미 공시'는 실적만이 아니었다. 이날 오후 6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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