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일본을 겨냥해 '환율전쟁'의 시동을 걸면서 이들 국가 통화가 일제히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 주요 제약업체 대표들과 조찬간담회를 하고 "중국이 무슨 짓을 하는지, 일본이 수년간 무슨 짓을 했는지 보라"며 "이들은 시장을 조작해 통화가치를 떨어뜨렸는데, 우리는 바보처럼 앉아만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나라들이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니까 미국 업체들이 생산을 해외에서 아웃소싱했다"며 "이제는 미국 내 생산을 늘렸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이 같은 발언은 중국과 일본이 자국 수출을 늘리기 위해 환율을 조작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신을 반영하는 것이다. 오는 10일로 예정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환율조작 문제를 강력히 제기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 대해서는 대선 과정에서 수차례 환율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취임 초기에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검토하도록 재무부에 지시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유로화 평가절하를 문제 삼으며 독일을 겨냥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이날 보도된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독일이 유로화 가치를 큰 폭으로 절하시켜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을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또 "유로화는 사실상의 독일 마르크화"라며 "유로화 가치 절하가
미국 측의 이 같은 발언으로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한국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올랐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전날 종가보다 4.0원 오른 달러당 1158.1원으로 마감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김종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