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을 밝히면서 자본확충에 나선 한화생명이 주식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향후 금리인상에 따른 보험금 지급여력 하락 악재를 선제적으로 차단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으면서 증권사들이 목표주가 높이기에 나선 상태다.
생명보험사 입장에서 금리가 오르면 운용수익이 늘어나는 반면 채권평가액이 감소해 단기 재무건전성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리 자본확충에 나선 덕에 금리인상 수혜를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것이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한화생명 목표주가를 기존 주당 8400원에서 8700원으로 상향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목표주가를 기존 6500원에서 7300원으로 높였다. KTB투자증권은 주당 6500원에서 7000원으로, KB증권 역시 기존 7400원에서 7700원으로 상향된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2월 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발행시점은 다음달 중순이 유력하다. 현재 투자자를 상대로 사전 수요조사를 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금리 인하세가 뚜렷했던 지난 2014년 4분기에 만기보유증권 16조3000억원 규모를 전액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한 바 있다. 하지만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자 채권평가액이 줄어 자본이 감소할 위험에 처했는데, 5000억원 규모 자본을 일시에 확충하며 시장 우려를 덜어낸 것이다. 게다가 증권을 분류한지 회계년도 기준 2년이 지나는 올해부터는 매도가능증권을 다시 만기보유증권으로 돌릴 수 있어 금리 인상에 따른 악재를 벗어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한화생명이 최근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기관 모두로부터 보험금지급능력 최고등급인 'AAA'를 획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는 2008년 이후 10년 연속 'AAA'등급을 받아 탄탄한 재무를 과시했다.
김도하 KB증권 연구원은 "선제적인 자본 확충이 금리 인상에 따른 우려를 상당부분 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히려 금리상승에 따른 반사 이익을 볼 상황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반등으로 역마진 리스크가 크게 완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금리상승기에는 운용자산 굴리기가 훨씬 쉬워져, 투자수익 증가에 따른 순이익 상승
다만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 15.25%(1억3245만1650주)가 시장에 쏟아져 나올 수 있어 물량 부담을 어떻게 이겨낼지가 관건이다. 우리은행 민영화를 성공시킨 예보가 한화생명 지분을 조기에 털어낼 뜻을 밝히고 있어서다. 향후 금리가 어디로 튈지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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