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정용선 한국리츠협회 회장(63·사진)은 서울 역삼동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갖고 리츠 상장요건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리츠가 매력적인 상품으로 부상한 것은 낮은 금리 때문이다. 1982년에는 국내 정기예금 금리가 13%나 돼 은퇴자들이 정기예금에만 돈을 넣어도 노후 생활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금리 수준이 낮아 좀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처를 찾지 않으면 안 된다.
정 회장은 "금리가 낮고 평균수명이 늘어난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수단이 없으면 사람들이 투기 상품에 관심 갖게 된다"며 "리츠는 투자손실 위험이 크지 않은데 반해 수익률이 꽤 높아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건전한 노후 대비 수단으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가 리츠에 자유롭게 투자하기 위해서는 주식시장에 리츠가 상장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는 총 4개로 시가총액이 2000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일본은 상장 리츠의 시가총액이 130조원에 이르고, 우리보다 1년 늦게 리츠를 도입한 싱가포르도 60조원이나 된다.
국내 리츠 시장 성장이 더딘 것은 상장 문턱이 너무 높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행법상 리츠는 연간 임대료 수입이 70억원 이상 돼야 상장이 가능하다. 임대수익률이 5%라 가정할 때 이같은 수입을 얻으려면 건물 가격이 1400억원 이상 돼야 한다.
정 회장은 "1000억원짜리 건물 임대 수익률이 1400억원 이상 되는 건물보다 더 좋을 수 있다"며 "부동산은 주식·채권 등 금융자산보다 정보 비대칭성이 작기 때문에 상장 요건을 지금 수준보다 완화해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
정 회장은 지난 1982년 금융감독원에 입사해 증권시장 부원장보를 역임했다. 지난 2013년부터 5년째 코람코자산신탁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용환진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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