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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명성과 달리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최근 몇 년 새 정의선주에 이은 지배구조 핵심 주라는 꼬리표 때문에 웃었다, 울었다를 반복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이 '현대글로비스 주가 상승→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 합병→정 부회장으로 경영권 승계'라는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까지 내놓으며 주판알을 튀기던 2014년 9월까지만 해도 주가는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에 30만원 고지를 뚫기도 했다.
하지만 2015년 1월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공정거래법 시행령 규제를 피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팔면서 주가는 힘을 잃었다. 지분 매각에 따라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은 43.4%에서 29.9%로 뚝 떨어졌다. 이후 주가는 맥을 못 추며 20만원 돌파도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11% 하락한 16만2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주가는 2014년 9월 고점 대비 반 토막 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장은 최근 현대글로비스를 지배구조주보다는 실적 개선주로 바라보며 주가 반등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적 측면에서 바라본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이제 매력적인 구간으로 진입했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올해 예상 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은 9배 안팎으로 코스피 평균(10~11배) 밑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영업이익이 안정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에프앤가이드 분석에 따르면 2015년 6980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7697억원(예상치), 올해는 8246억원으로 늘어난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업황이 어려워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에 점수를 줄 수 있다"며 "이익 성장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약해진 만큼 시장에서는 주가를 끌어올릴 강력한 한 방이 있어야 한다고 분석한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단연 인수·합병(M&A)이 꼽힌다. 경쟁사 CJ대한통운 사례에서 교훈을 찾을 만하다.
CJ그룹이 인수한 2011년 이전의 대한통운은 시장 주목을 끌지 못하던 평범한 회사였다. 하지만 CJ그룹 편입 이후 과감한 M&A 칼을 빼 들고부터는 전혀 다른 회사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물류기업인 센추리 로지스틱스를 인수해 현지 1위 물류업체로 올라선 게 대표적인 사례다.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은 최근 "동남아, 중국 업체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며 "미국, 유럽 M&A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2013년 642억원에 그쳤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2350억원으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그 덕에 CJ대한통운은 연말 실적 기준 PER가 40~50배에 달할 정도로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제대로 된 M&A 성사 사례가 나오면 현대글로비스 주가 역시 극심한 저평가 국면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 역시 과감한 M&A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안정적인 현대차그룹 내부 물량에 글로벌 M&A 성공 사례가 더해지면 현대글로비스 역시 성장주로 대접받고 주가 랠리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국회에서 논의 중인 각종 규제법안이 또 한 번 주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지분율 기준을 상장 계열사와 비상장 계열사 구분 없이 20%로 강화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지난해 발의했다. 만약 이 법이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