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등 국내 기관투자가 3곳은 최근 삼성자산운용이 조성하는 글로벌 인프라 사모펀드(PEF)에 4000억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자산운용은 1분기 중 국내 기관투자가를 추가로 모집해 펀드 규모를 5000억원까지 확대한 뒤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말 삼성생명은 이 펀드에 2800억원가량을 출자하기로 확정한 상태다.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자금을 모집하는 펀드) 형태로 운용된다. 주요 투자 대상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지역의 도로·공항·발전소·수도시설 등 인프라 자산이다. 투자는 이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대출채권을 매입한 뒤 일정 수준의 이자를 받는 형태로 이뤄질 예정이다. 연간 기대수익률은 4%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호주계 자산운용사인 IFM인베스터스가 이 펀드의 투자 파트너로 참여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IFM인베스터스가 전 세계 주요 지역에서 우량 인프라 자산을 찾아오면 삼성자산운용과 펀드 투자자들이 자산을 선별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IFM인베스터스는 호주의 29개 연기금이 소유한 자산운용사로 인프라 투자에서 높은 성과를 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운용자산은 63조원가량에 달한다. 이번 펀드에 투자자로 참여한 국내 한 기관 관계자는 "맥쿼리를 포함해 호주계 자산운용사들이 인프라 분야에 특화된 경우가 많아 펀드 투자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검토했다"며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어서 시장 상황에 큰 영향 없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대출채권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인프라는 최근 저금리 기조에 해외·대체투자를 늘리고 있는 국내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시장이다. 연내 미국을 중심으로 우량 투자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가 1조달러 이상을 인프라 시장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데다 인프라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기존 인프라 자산을 민영화할 가능성도 높다는
이에 앞서 IFM인베스터스는 지난해 11월 KDB인프라자산운용(키암코)과 함께 글로벌 인프라에 투자하는 인프라펀드를 1억5000만달러(약 1740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당시 NH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동부화재 등 국내 주요 보험사가 펀드 투자자로 참여했다.
[강두순 기자 /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