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기술수출 취소 사태로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데다 최근 증시부진으로 기업공개(IPO) 시장까지 얼어붙으며 바이오기업들의 자금조달에 빨간불이 켜졌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상장 첫 타자인 백신개발업체 유바이오로직스가 일반 투자자들 대상으로 64만주를 공모한 청약에서 675만주 투자주문이 들어와 경쟁률이 10대1을 기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요 부진에 공모가격도 한차례 낮추고 상장 후 과도한 물량이 시장에 풀리는 것(오버행)을 막기 위해 주요 주주들이 자발적 보호예수를 결의하기도 했지만 시장 관심을 끄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얼핏 보면 경쟁률이 높아보이지만 지난해 상장한 바이오기업들과 비교하면 저조한 편이다. 2016년 상반기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안트로젠 팬젠 바이오리더스 등은 경쟁률이 1000대1을 넘어섰다. 하반기 들어 신라젠 청약 경쟁률이 172대1,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5대1로 다소 하락하긴 했지만 지난 연말 이후 자금조달 시장 분위기는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사례라는 평가다. 심지어 지난달 수요예측을 실시한 체외질병진단 기업 피씨엘은 공모가가 회사측 희망가격을 크게 밑돌면서 상장 절차를 연기했다. 질량분석기 개발기업 아스타 역시 코스닥 상장 일정을 올해 3개월 미뤘다.
지난 20일에는 동반진단 기반 신약개발기업인 에이비온의 코스닥 상장이 불발됐다. 에이비온은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후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예비심사에서 "주력 파이프라인이 개발 초기단계로 임상 진행 또는 기술 이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핸 검증기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미승인 통보를 내렸다.
IPO 시장 찬바람은 신약 연구·개발(R&D)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천지웅 KTB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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