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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신용등급 수난시대다. 신용이 좋았더라도 무심코 밀린 신용카드값, 통신비 연체 등으로 떨어진 등급을 회복하려면 '산넘어 산'이다. 좋은 회사에 취직하지 못하거나 불시에 실업자가 된 경우 금융회사의 문턱을 넘지 못해 신용등급을 관리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 당하기도 한다. 한 순간의 실수로 은행의 문을 넘지 못하고 고금리 대출을 울며 겨자먹기로 이용하는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새로운 신용평가모델이자 구원투수는 없을까. 매경비즈가 제도권 금융회사를 넘어 기존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신용평가 방식을 찾아봤다.
기존 금융권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일종의 틈새시장을 개척해 온 P2P업계에서 금융소외계층만을 대상으로 '간 큰' 대출상품을 선보였다. P2P금융의 특성상 부실한 고객에게 대출을 해주면 피해는 투자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가 업체 평판리스크에 직격탄을 맞는다. 대다수 P2P금융업체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대출자에게 빌려준 뒤 수수료 등을 제하고 이자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다시 돌려주는 식이기 때문에 부실률 관리가 생명이다.
이 가운데 P2P플랫폼 업체 피플펀드는 금융소외계층에게 중금리대출을 중계해준다. 피플펀드 역시 시장초기에는 저신용자들에게까지 중금리 대출의 손을 뻗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금융소외계층에게는 별도의 신용평가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체감하면서 이같은 상품을 내놨다.
기존 금융권이 놓치고 있는 신용평가의 정성적 요소를 찾는 것이 피플펀드식 신(新)신용평가의 핵심이다. 신용등급이 낮을 경우 상환능력과 상환 의지가 충분히 높아도 대출자체가 불가능한 금융회사도 많다. 은행대출은 신용등급 6등급 이하일 경우 즉시 거절하는 경우가 많으며 제2금융권 역시 8등급 이하에게는 문턱이 높았다.
반면 피플펀드 금융소외계층 대출은 신용점수가 신용평가의 전부라는 편견을 넘었다. 기존 신용평가가 미치는 영향을 일부 제한하고 상환의지와 상환능력 평가에 비금융 데이터를 중심에 뒀다. 대부분의 금융기관은 직장의 안정성을 판단하기 위해 전문직과 대기업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알려진 직장을 긍정적으로 평가, 직급·재직 기간 등으로 대출자를 재단한다. 때문에 중소기업 재직자, 비정규직, 일용직의 경우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피플펀드는 정규직이 아니라도 해당 고객이 어떤 기술력과 경험으로 어떤 업종에서 근무하고 있는지에 주목했다. 또 해당 고객의 직무에 따른 실제 현금 창출 능력, 금융거래 형태 (현금성 거래 등) 등을 다각도로 평가했다.
실제 비정규직이나 일용직 중 신용등급을 올리기 현실적으로 어려운 고객들의 해당 상품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의 경우 대출후 상환, 카드 사용 후 상환 등의 방법으로 금융거래 이력을 만들어 신용등급을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금융회사들의 문턱에 부딪쳐 이마저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정규직으로 취직하지 못해 급여증빙이 어려운 사회초년생들도 새로운 신용평가 방식을 적용받으면 은행대출을 받을수 있다.
기존 신용점수도 참고한다. 다만 현재의 점수 뿐만 아니라 변화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하락에 외부 영향이 큰 경우 상환의지와 자체 평가값에 더 비중을 둔다. 갑작스런 실직 등으로 잠시 돈을 갚지 못해 신용등급이 떨어진 경우가 이에 속한다. 또 본인의 금융거래 내역과 상관 없이 보증 등의 금융사고로 신용등급이 하락한 고객에게도 P2P식 신용평가는 상대적으로 관대하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6일 제시한 '10등급제 신용등급제 폐지' 역시 저신용층 지원방안이라는 점에서 피플펀드와 문제의식을 같이한다. 다만 신용점수제는 신용등급을 좀 더 세분화한 개념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새로운 평가방식을 도입하지 않는 한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대출승인율이 획기적으로 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일종의 대안으로서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방식을 활용한 P2P대출은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1월 현재 국내 P2P금융시장 누적 취급액은 약 4700억원으로 2015년말 150억원 대비 30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
김지훈 피플펀드 심사팀장은 "독자적인 방법으로 금융소외계층 고객의 신용점수의 변화와 금융 데이터를 분석해 핵심 하락 요소를 파악해 이들에게
김 팀장은 "피플펀드의 금융소외계층 대출은 금융위와 문제의식을 같이하지만 과거금융이력을 바탕으로 하는 기존 신용등급의 평가방식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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