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실물 경기가 얼어붙는데도 물가는 오르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 그렇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이 질문에 "(우리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평가할 수 없다"며 이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이 총재는 "수요 측면에서 물가를 끌어 올릴 만큼의 상승 압력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면서 예상하고 있는 물가 상승률이 올해 2%를 밑돌 것이라는 점, 성장률이 하반기로 가면서 점차 높아셔 성장 속도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등을 언급하며 "그런 상황(스태그플레이션)을 예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잠재성장률과 관련해선 "최근 수년간 성장률이 2%대를 유지하고 있고 얼마 전 통계청에서 인구추계를 새로 발표했다"면서 "그런 점을 감안했을 때 잠재성장률에도 변화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 한은 조사국에서 잠재성장률을 추정해 보려 하고 있다"며 "연구결과가 마무리되면 그때 또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은 조사국에서는 2015년에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3.0%~3.2% 수준로 추정한 바 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7개월째 현 수준인 연 1.25%로 금통위원 전원일치로 동결하고 경제전망도 수정 발표했다.
한은은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발표했던 2.8%보다 0.3%포인트 낮춘 2.5%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종전 전망치 1.9%보다 0.1%포인트 낮춘 1.8%를 예상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말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6%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정부 전망치가 2%대로 떨어진 것은 외환위기 영향을 받았던 1999년 이후 처음이다.
민간 연구소들 역시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이 2%대 초반이나 중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계부채 문제,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조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 등 대내외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종전 3.0%에서 0.4%포인트 낮췄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2.1%로 전망했고, 한국금융연구원은 2.5%,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4%로 각각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은 이들 기관보다 더 낮은 2.2%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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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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