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형 빌딩이 밀집한 서울 강남 언주역 일대 전경. [매경 DB] |
5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경매물건 23건이 유찰됐다. 23건 모두 한 명도 응찰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서울중앙지법은 강남 서초 동작 관악 종로 중구 등 서울에서도 알짜 6개구의 경매를 진행하는 곳이다. 경매를 통해 강남 매물을 잡으려는 수요로 항상 북적였던 점을 감안하면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 0%는 이례적이란 평가다. 지난해에는 경매 시장에 사람이 몰리면서 전국 법원경매 낙찰률이 역대 최고치인 40.3%를 기록했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 관계자는 "이날 경매법원에는 10여 명밖에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통상 경매정보업체 직원들이 주요 경매장에 10여 명이 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일반 참석자는 거의 없었던 셈"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중앙지법 경매에서 낙찰률 0%를 기록한 것은 감정가가 현 시세보다 높거나 근접한 매물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경매 감정가는 실거래가의 80% 수준에서 결정된다. 또 경매 접수부터 실제 경매까지 6개월 정도 소요돼 부동산 경기 상승기에는 6개월 전 시세의 80% 수준으로 낙찰받을 수 있어 경매 시장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하강기에는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6개월 전 감정가가 현 시세보다 높거나 근접한 사례가 왕왕 발생한다.
이에 따라 향후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나타내는 낙찰가율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 아파트는 낙찰된 물건의 입찰 가격이 감정가를 웃도는 낙찰가율 100% 이상의 물건이 종종 경매 시장에 나타났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경매 시장에서도 한두 차례 유찰돼 최저 입찰가가 낮아지면 응찰하려는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 한 번 유찰될 때마다 최저 입찰가는 20%씩 낮아진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2014년 86%, 2015년 91.1%, 2016년 94.4%로 계속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그동안은 감정가가 실거래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지만 앞으로는 감정가와 실거래가 차이를 꼼꼼히 따져보고 경매에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3년간 경매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강남 꼬마빌딩이 재등장해 눈길을 끈다.
경매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신사동 645-16,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대지 273㎡·연면적 613㎡)이 감정가 51억1700만원에 경매로 나왔다. '풀잎사랑'을 부른 가수 최성수 씨 건물로 알려진 이 건물은 도산공원 인근 요지에 위치한 것으로, 도산대로 북쪽 강남 주요 상권에서 50억원대 상가빌딩이 경매로 나온 것은 드문 일이다.
40억~60억원대 꼬마빌딩에 대한 자산가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강남역과 홍대 등 메인 상권에선 2013년 말 이후 꼬마빌딩이 경매에서 자취를 감춘 상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건물이 2015년 4월 감정가보다 높은 47억원(낙찰가율 111%)에 낙찰된 것 외에 강남 메인 상권에서 경매된 꼬마상가 건물(원룸·다세대 제외)은 최근 3년간 10건이 채 안 된다.
중소형 빌딩업계 관계자는 "최성수 씨 건물은
[김기정 기자 / 이윤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