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들의 지난해 총 순이익이 100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비용절감과 구조조정에 따른 '불황형 흑자'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5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251개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42조8350억원으로 지난해 21.9% 증가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중에서는 '대장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7.2% 증가한 28조307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NAVER도 영업이익이 47.0%가 늘어 1조1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전력의 영업이익은 17.4% 성장한 13조3220억원, 현대모비스는 5.4% 증가한 3조930억원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43.4% 감소한 3조220억원, 현대차는 9.9% 줄어든 1조5050억원으로 예상됐다. SK텔레콤도 영업이익이 4.2% 뒷걸음질 쳐 1조50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업계가 추정한 상장사들의 실적도 유사하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50억원,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상장사 전체 순이익 전망치를 107조원으로 제시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상장사들의 이같은 수익성 제고가 '불황형 흑자'라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해 수출 부진 등 대내외 요인으로 상장사들의 매출은 제자리 걸음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비용절감과 구조조정 노력으로 이익으로 반영되면서 '순이익 100조원의 그늘'이 부각됐다. 올해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영업이익 증가로 기업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매력은 커지고 있으나 국내 기업들이 매출은 늘어나지 않고 영업이익만 증가하는 축소형 성장 현상은 금융시장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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