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올해 하반기 KDB생명 매각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달 말 KDB생명 매각에 실패하면서 이번 매각이 4수째로 산업은행은 올 하반기 매각을 목표로 상반기 중 완벽하게 매각 준비 작업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산업은행은 다음달 만기인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 펀드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 펀드 등 두 개 펀드의 만기를 내년 2월까지 1년 연장하기로 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펀드 만기를 1년만 늘리기로 최근 내부 방침을 세웠다"며 "연내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두 펀드를 만들었다.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는 KDB생명 지분을 각각 60.35%와 24.70% 보유하고 있다. 두 펀드의 총지분율은 85.05%에 달한다. 당초 펀드 만기는 2015년 2월이었지만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매각에 실패한 산업은행이 올해 2월까지로 기한을 2년 늘린 바 있다.
업계는 이번에 산업은행이 펀드 만기를 1년만 연기한 것은 연내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배수진을 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KDB생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매각에 우호적이지 않다.
지난달 말 본입찰 결과 중국계 자본 한 곳만 입찰에 뛰어들었다. 매각가를 두고 산업은행과 견해 차이가 너무 커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지도 못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여파에 따른 해외 자본 유출 이슈로 중국계 자본이 높은 입찰가를 써내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펀드 만기가 내년 2월까지 1년 연장되면 산업은행은 늦어도 올 하반기 네 번째 매각 시도에 돌입해야 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KDB생명을 잘 경영할 기업에 회사를 넘기겠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일각에서 거론되는 KDB생명 기업공개(IPO)는 현시점에서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시가로 평가한 보험사 부채가 크게 늘어나는 점도 연내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산업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상반기 시장 분위기를 면밀히 살핀 후 하반기에 매각공고를 낼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KDB생명 기업 가치는 장부가 기준으로 5000억~6000억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투자자가 들인 자금의 절반밖에 안 되는 수치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