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말 1순위 분양을 받을 당시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견본주택 상담창구에 많은 투자자가 몰려들었다. <사진 제공=대림산업> |
"중대형 일부 면적이 남았는데 3인 가족 이상 실수요자분들께 추천드리고 있어요. 이달 들어서 중대형을 투자 목적으로 계약하는 분은 아직 못 봤어요."(서대문 '연희파크푸르지오' 분양 관계자)
11·3 부동산대책과 금리 인상 압박 사이에 낀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은 연말 계약 끝내기 작업이 한창이다. 재건축·재개발 투자 열기가 돌던 올해 후반부까지만 해도 '당해지역 청약 1순위 마감'과 이에 따른 '1개월 이내 계약 마감'이 당연한 것처럼 여겼지만 4분기 들어서는 사정이 급변했다.
'연말 분양 그랜드세일'로 꼽히던 11월 25~26일 분양일정을 시작한 서울 주요 사업장은 특히 전용면적 85㎡형 중대형 아파트가 미계약분으로 남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양천구 목동파크자이 5층 미만 저층 일부 가구를 비롯해 서대문 연희파크푸르지오·e편한세상 서울대입구는 단지별로 중대형 면적 10~30가구가 여전히 3순위 계약을 받는 중이다. 현장에서는 본격적인 '미분양의 낙인'이 찍히기 전에 서둘러 계약을 마치자는 분위기이다. 1순위 자격 요건 강화로 청약부적격자가 속출하면서 골머리를 앓던 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는 계약금 5000만원 중 1000만원을 지정 계약금으로 낸 후 선착순으로 원하는 동·호수를 고를 수 있게 했다. 인근 잠원동 A공인 관계자는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발급한 100여 명의 S클래스 카드 소지자들 내에서 계약 마감이 안된 것도 시장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분양 단지별로 일정 수만 발급했던 S클래스 카드는 예비당첨과 3순위(혹은 '내 집 마련') 우선권을 주는 것으로 청약 열기가 돌던 올 상반기만 해도 카드 소지자들 범위 내에서 계약이 마감되곤 했다.
이른바 3순위란 청약통장을 쓰는 1·2순위 청약자와 예비당첨자들이 계약을 하지 않아 남은 물량을 계약하는 것으로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는다. 선착순 계약인 경우 수요자 입장에서는 빨리 움직일수록 원하는 집 선택 폭이 넓어지지만 건설사들이 '마감 임박'을 내걸며 판촉전을 벌이기도 한다. 분양 관계자는 "계약은 단지별로 계약금 1000만~5000만원 정도를 입금한 후 입금증과 계약자 신분증, 인감 도장, 인감 증명서를 가지고 견본주택을 방문하면 된다"며 "중소형 면적은 모두 마감했지만 중대형이 문제"라고 말했다.
대형 A사 관계자는 "청약경쟁률이 반토막난 가운데 이 정도의 계약 진행률이면 무난한 편"이라면서도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 보니 '가재울의 악몽'을 피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가재울의 악몽은 주택 경기 불황이 중대형 아파트 분양 타격으로 이어진 대표적인 사례이다. 아파트 시장이 바닥을 치던 2013년 서대문구 일대에서 4300여 가구 규모의 초대형 단지로 분양시장에 나왔던 '가재울뉴타운4구역 DMC파크뷰자이'(전용면적 59~175㎡)는 중대형 면적이 대거 청약 미달을 기록했고, 입주 완료된 2015년 말 이후에도 악성미분양(준공 후 미분양) 상태가 이어지다가 올해 초 들어서야 계약을 마감했다.
박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