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LG생활건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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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LG생활건강은 달랐다. 2006년 이래 최근 10년간 매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올해는 3분기 만에 연결 영업이익이 7030억원을 기록해 이미 작년 연간 수준(684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전체로는 8500억원 안팎이 전망된다.
외형 성장도 뚜렷했다. 2011년 처음 연매출 3조원을 돌파한 이래 2013년 4조원, 지난해에는 5조원을 훌쩍 넘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4조6300억원이다. 시장의 4분기 매출액 전망치가 1조465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첫 6조원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 같은 LG생활건강의 실적 개선에는 샴푸, 치약, 주방용품 등 필수소비재 중심인 생활용품 사업부의 안정적인 실적과 2010년 이후 사업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화장품 사업부의 급성장 덕분으로 분석된다. 2009년까지만 해도 730억원에 불과했던 화장품 사업부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 기준 4400억원까지 증가했다. 전체 기업 영업이익의 63%를 담당하는 주력 사업부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특히 최근 2~3년간 유커(중국인 관광객) 급증에 따른 백화점·면세점 채널 중심의 고수익 프리미엄 화장품 판매가 급증한 것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여기에 경기민감도가 낮은 나머지 두 사업부의 견조한 실적은 LG생활건강의 안정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생활용품 사업은 최근 3년간 꾸준히 1조50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음료 사업부도 연매출액 1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생활용품 내 대부분 제품군에서 과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안정적인 실적을 뒷받침하는 최대 매력 포인트다.
물론 최근 나타나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주요 판매 채널인 백화점·면세점 판매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내년 실적은 밝을 전망이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2017년은 면세점 채널 부진에 작년보다 성장률이 둔화되겠지만 영업이익은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며 "생활용품에서의 이익률 개선과 '후' '숨' 등 고가 화장품 매출이 중국 백화점·온라인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반려동물용 샴푸 등을 출시하며 반려동물 시장에 진출한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까지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상용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높은 인지도는 반려동물 생활용품 분야에도 파급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의 튼튼한 사업구조는 신용등급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27일 한국신용평가는 LG생활건강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면세점 채널 성장 등에서 비롯한 잉여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차입금 규모를 대폭 줄였고 중장기적으로 영업과 재무실적이 우수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LG생활건강의 순차입금은 4662억원으로 지난해 말(6323억원)과 비교해 26%가량 줄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LG생활건
현재 주가는 동종업계 평균 수준이다. LG생활건강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7배가량이다. 지난 7월 초 주당 120만원에 달했던 LG생활건강의 주가는 26일 기준 85만8000원까지 하락했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