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장에서 '부채의 역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경기가 회복할 때 오히려 부채비율이 높은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투자전략이 나오고 있는 것.
한국투자증권은 22일 "내년 부채비율과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이 투자에 유망하다"고 주장했다. 부채비율은 부채총계를 자본총계로 나눈 수치로, 재무건전성과 안정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은 이자비용이 많고 디폴트(도산) 위험이 높아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투자 상식이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경기 회복기엔 어느 정도 빚을 감수하는 투자 활동이 이자비용을 넘어서는 이익 증가로 이어져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혁 연구원은 "이미 올해 하반기부터 부채비율이 높은 종목들이 시장 수익률을 웃도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의 이익 개선을 기대하는 투자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시장 회복 국면에서는 재무 안정성만을 좇아 지나치게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기업보다 일정 수준 투자를 지속하는 기업이 실적과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근거에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코스피 상장사 622곳의 평균 부채비율은 111.1%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