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쭉 뻗어나가는 개포·일원동 재건축

낡은 아파트 일색이었던 개포동과 일원동 일대가 재건축 시행에 들어가며 한단계 도약할 태세다.
21일 열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도 개포현대1차 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과 정비구역지정이 재건축 안건으론 유일하게 통과되며 ‘개포동 전성시대’에 불을 붙이는 분위기다.
개포현대1차는 개포주공1단지와 ‘래미안포레스트’로 재탄생하는 개포시영과 인접해 있는 중소형급 단지다. 현재 13층 416가구가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823가구가 된다.
개포 재건축·재개발에 시동을 건 것은 2019년 입주가 예정된 개포주공2단지 재건축 ‘래미안블레스티지’와 3단지 ‘디에이치아너힐즈’, 그리고 내년 분양할 개포시영 ‘래미안포레스트’다. 모두 ‘최고 부촌’ 자리를 굳힌 반포 일대 아파트들과 비슷한 수준의 4000만원대 초중반 이상 분양가를 자랑한다.
개포동은 강남에서는 외곽지역으로 인식됐지만, 양재천과 대모산 등을 낀 ‘배산임수’ 입지를 갖고 있는 데다가, 학군이 좋고, 낡은 노후아파트들이 일제히 재건축에 돌입해 주목받고 있다.
개포~일원 일대는 앞으로도 개발호재가 많이 남아있다. 최근 통과된 ‘서울시 리모델링 기본계획’이 대표적이다. 기존에 허용하지 않았던 리모델링 후 50가구 이상 증가 불가 방침 규제가 없어졌다.
지난 14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3개층 수직증축, 80가구 증가를 골자로 한 개포동 대청아파트 리모델링 계획이 승인된 것도 이 덕분이다.
바로 옆 대치2단지도 리모델링을 추진중이다. 1700가구가 넘는 초대형 단지라 대청아파트보다 주목도가 높다. 각 동을 3개층씩만 수직증축해도 33개층이 늘어나고, 가구수는 최소 100가구 이상 늘어나게 된다.
공무원연금공단이 보유했던 개포주공 8단지와 상록주공 9단지도 속도내기 시작했다. 현대건설· GS건설 등에 통매각한 8단지는 ‘명품아파트’단지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8단지 통매각으로 소형면적 임대아파트가 줄어드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9단지는 소형면적 전용 아파트로 재건축한다. 지난 19일부터 9단지 재건축에 대한 주민열람공고가 시작됐다. 9단지는 용적률 230%, 최고 29층 규모 아파트로 새로 지어 원래 960가구던 것을 1677가구까지 늘릴 예정이다. 강남에 흔지 않은 전용 18~39㎡가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계획상 전용 18㎡이 49가구, 29㎡가 49가구, 39㎡가 52가구, 46㎡는 482가구가 배정됐고, ‘20평형대’로 가장 인기좋은 59㎡가 1045가구로 가장 많다. 강남구 관계자는 “8단지를 매각하면서 소형임대주택이 줄어 이를 9단지를 통해 보완할 계획”이라며 “녹지계획 등을 더 확충하고 면적을 일부 조정한 안을 공람한 후 서울시에 보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재건축만큼 개발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구룡마을 개발이다. 천신만고 끝에 지난달 통과한 강남구 개포동 일대 구룡마을은 ‘강남 마지막 판잣촌’으로 불린다. 그러나 총 2692가구 규모 최고 35층 아파트·주상복합으로 재탄생할 계획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통과해 이 일대가 더욱 깔끔하게 정비될 것으로 보인다. 원주민 1000여가구를 수용하는 국민·영구·공공임대 뿐 아니라 면적 60㎡ 이상 744가구 일반분양도 기대감을 높인다.
한편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21일 개포현대1차를 제외한 기타 재건축 안건을 모두 보류시킨 채 2016년 회의를 마무리하게 됐다. 안건으로 올라왔던 신반포 14차와 한신4지구 용적률 심사, 도곡삼호아파트와 서빙고 한강삼익과 한강맨션 정비계획수립이나 경관심의 등 재건축안은 모두 보류됐다. 영등포구 양평동 ‘양평12구역’ 준공업지역을 아파트·주상복합을 지으며 장기전세주택을 도입함에 따라 용적률을 상향시켜 기존 계획보다 200여가구 늘려 707가구로 만드는 안건만 원안가결됐다.
[박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