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은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하죠. 시장 흐름 따라 일희일비하는 그 모습이 인생의 축소판 같더이다.”
국내 자본시장의 성장을 함께 한 금융맨이 현업 은퇴 후 취미로 익힌 사진을 통해 증권시장 모습을 표현한 작업을 해서 화제다. 지난해 KTB투자증권에서 퇴직한 김한섭 전 대표(64)가 그 주인공.
김 전 대표는 서울대 기계공학과 졸업후 1975년 산업은행을 시작으로 국내 벤처캐피탈 1세대로 KTB네트워크(옛 한국기술금융)에서 일하며 2006년 사장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KTB투자증권 대표 부회장을 마지막으로 40여년 직장생활을 정리했지만, 여전히 현역처럼 열정적이다.
그는 자본시장 흥망성쇠를 지켜봤던 개인적 경험을 사진에 담고 싶어, 중앙대학교 평생교육원 사진아카데미에서 1년 여 남짓 사진을 배웠다.
김 전 대표는 “강세장은 붉은 빛에 황소 이미지, 약세장은 푸른 빛에 곰 이미지로 흔히 표현한다”며 “몇천분의 1초를 다투는 딜링룸 모습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객장, 시세 전광판 등 증권사 내부 모습을 통해 자본시장 이미지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진아카데미 동기생들과 함께 21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졸업전을 연다.
각각 자본시장 이미지를 담은 사진들을 모자이크처럼 모아서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 있는 황소(강세장)와 곰(약세장) 상징물로 표현하는 작업을 했다.
금지된 영역을 ‘취재’해 촬영하기가 여의치 않아 어쩔수 없이 그의 취지에 공감하는 증권업계 지인들 도움을 얻어 사흘간 여의도 증권사 내부를 찍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대신증권 여의도 사옥에 남아있던 증권사 객장도 명동으로 이전하면 예전 자본시장 풍경은 살아남기 힘들것 같다”면서 “거래소 연말 납회식처럼 사라져 가는 이미지들을
그는 벤처기업 사외이사로서 본인의 경험을 전달하고 연세대 금융전문가 과정에서 강의하면서 후학도 키우고 있지만, 40년 국내 자본시장 기록을 다양한 방식으로 남기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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