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내년 한국거래소에 ING생명을 상장시킬 계획이다. MBK파트너스는 올해 5월부터 중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보유중인 ING생명 매각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에 따른 후폭풍으로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MBK파트너스 측은 상장과 매각을 병행할 방침이다.
9일 ING생명은 내년 2분기를 목표로 한국거래소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내 삼성증권과 해외 모건스탠리증권을 상장 대표 주간사로 선정하고 이날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신청 계획을 통보했다. 정문국 ING생명 사장은 “내재가치 중심 경영을 가속화하고 회사 도약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상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ING생명은 올3분기말 현재 자기자본 5조469억원, 총자산 31조7984억원으로 업계 5위인 생명보험사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3년 12월 네덜란드 ING그룹으로부터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ING생명은 MBK파트너스 인수 직전인 2013년 영업수익 2조7833억원, 영업이익 2537억원에서 지난해 영업수익 4조6780억원, 영업이익 4079억원으로 경영실적이 크게 향상됐다. 이를 바탕으로 MBK파트너스는 올해 5월부터 매각가 3조원 이상을 목표로 중국계 JD캐피탈, 푸싱그룹, 안방보험 등과 매각협상을 펼쳐왔지만 사드 배치 여파로 매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중국 정부가 한국의 사드배치 결정 이후 자국 방송내 한류 연예인 출연 제한, 한국 관광객 숫자 제한, 한국 기업들에 대한 비관세 장벽 높이기 등 다양한 경제 제재를 동원해왔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측 관계자는 “이번 상장 추진 계획에도 매각 작업은 계속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계가 아닌 다른 인수후보의 등장 가능성을 열어놓는 한편 한·중 관계 경색이 시간이 지나면 풀릴 가능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ING생명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상장보다는 매각을 선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업 통매각의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추가로 더 받을 수 있는데다 생명보험사 상장 관련 시장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을 매각할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받을 수 있지만 상장을 통한 구주매출 과정에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모가를 일부 할인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상장 생명보험사들은 만성적인 주가 저평가에 직면해 있다. 이들은 자기자본 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나타내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을 밑돌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생보사 PBR은 삼성생명(0.75배), 한화생명(0.54배), 동양생명(0.62배), 미래에셋생명(0.37배)에 불과하다. 자기자본 보다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다는 뜻이다. 보험사 회계처리 기준 변경이 예고됨에 따라 자본확충 부담이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업계 3위 교보생명 역시 내년도 상장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도 부담요인 중 하나다. 투자자 수요가 분산될 우려가 상존하는 셈이다.
다만 최근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며 업황 개선 여지가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지목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승에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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