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새 아파트 입주 물량 등이 늘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중이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전세 물량이 늘면서 전체 전월세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전세 비중도 작년에 비해 높아졌다.
7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하 전세가율)은 73.3%로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 6월 75.1%로 최고점을 찍은 뒤 5개월 연속 하락세다. 매매가 상승세를 전셋값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 등을 전후로 매매가 상승 폭이 한풀 꺾인 가운데서도 전셋값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더 낮았다.
국민은행 월간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값이 10월 0.72%, 11월엔 0.66% 오른 것으로 조사된 반면 전셋값은 각각 0.32%, 0.27%로 상승폭이 절반에도 못미쳤다.
강남구는 지난달 전세가율이 60.1%를 기록하면서 60%대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강남에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산다고 가정할 때 종전에는 자기자본이 매매가의 30% 이상만 있으면 됐지만 앞으로는 최소 40% 이상은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강동구의 전세가율은 69.6%로 작년 6월 이후 처음으로 60%대로 떨어졌다. 서초구와 송파구 역시 각각 63%, 65.4%로 연중 최저치다.
비강남권도 전세가율이 떨어진 곳이 많다. 서대문구의 지난달 전세가율은 79.9%로 2014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중랑구는 지난달 전세가율이 79.1%로 구별 통계가 공개되기 시작한 2013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전세가율이 하락했다.
올해 전셋값이 안정된 것은 수도권의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면서 전세 수요가 분산된 영향이 크다.
전세 계약이 2년 단위로 이뤄지는데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홀수해’에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짝수해’에는 상승폭이 감소하는 현상도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구입하는 ‘갭(gap) 투자’가 늘어난 것 역시 전세 물건 증가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강남구 개포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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