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삼천리 ◆
삼천리는 주력 산업인 도시가스의 3분기 누적 판매량이 지난해 1135억MJ(메가줄·가스열량 사용 단위)에서 올해 1159억MJ로 소폭 늘어났다. 하지만 실적은 오히려 악화됐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작년 2조6858억원이던 매출액은 2조1644억원으로 5000억원 이상 감소했고, 887억원이던 영업이익도 470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실적 악화의 주원인은 발전 분야 자회사의 경영 악화로 풀이된다. 삼천리가 51% 지분을 보유한 민간발전사 에스파워는 올해 3분기에만 영업적자 28억원을 기록했다. 에스파워와 경쟁 관계에 있는 기저발전소(석탄·원자력을 이용해 24시간 가동하는 발전소)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차례대로 완공되면서 LNG발전소인 에스파워 가동률이 60%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통상 민간발전소 평균 가동률은 90% 이상을 기록한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4일 10만1000원으로 올해 장을 시작한 삼천리 주가는 6일 종가 기준 9만9200원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삼천리 매출 중 약 78%를 차지하는 도시가스사업 분야가 영업 환경이 개선되면서 조만간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인천은 가스요금을 4.6%, 경기도는 2.1% 각각 인상한 바 있다. 인천 5개구와 경기도 13개시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삼천리 매출액도 이에 따라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가 지난 9월까지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이와 연동되는 LNG 도입 단가까지 끌어내렸다는 점도 실적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를 통해 해외에서 LNG를 수입해 가정에 판매하는 도시가스사업 특성상 도입 단가와 도시가스요금 차액만큼 영업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삼천리의 올 3분기 기준 LNG 도입 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민자 LNG발전 분야 실적도 에너지업 환경 변화에 따라 수익성 호전에 한발 다가서고 있다. 에스파워 경쟁자인 기저발전소 신설이 내년 초까지 대부분 마무리되며 전력공급 경쟁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난달 초 발효된 파리기후협약은 민자 LNG발전소에 추가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분석된다. 195개 당사국이 가입한 해당 협약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제한하기 위해 각국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한국도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8억5060만t)의 37%를 절감해야 한다. 청정 연료로 분류되는 LNG발전의 입지가 장기적으로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정혜정 KB투자증권 연구원은 "LNG 복합발전소는 파리기후협약 발효 후 발전보조금 지급을 포함해 정부의 정책적 보조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2018년 이후 원자력발전소 신설이 마무리되면 시장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투자 증설이 지난해 대부분 마무리돼 자금 회수기에 돌입했다는 점도 삼천리의 투자 매력을 더욱 높이는 요소다. 민자발전 부문은 2014년 12월 에스파워 발전소를 가동하며 설비투자를 완료했다. 도시가스 공급사업의 주 시장인 인천지역 도시가스 보급률은 94.4%, 경기지역은 92.1%로 이미 높은 수준이다. 해당 지역에서 배관 수요가 급증할 여력은 없기 때문에 신규 투자는
2016년 129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삼천리의 영업활동 현금 흐름이 주주 배당 확대나 재무구조 개선에 쓰일 가능성이 높다. 삼천리의 배당성향 추이는 평균 20~30% 정도로 꾸준히 유지돼 왔다. 이를 바탕으로 추정되는 올해 배당수익률은 3% 내외다.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