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현대차그룹의 철도 전문계열사인 현대로템의 들쭉날쭉한 롤러코스터 실적에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실제로 2013년 10월 현대로템이 유가증권 시장에 입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견조한 실적 덕분이었다. 현대로템의 2011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329억원에서 다음해 1750억원까지 증가했고 상장해인 2013년에도 174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상장 다음해인 2014년부터 현대로템의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2014년 영업이익은 66억원으로 전년 대비 96.2%나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아예 19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까지만해도 반전이 펼쳐지는 듯 했다. 올해 현대로템은 상반기 누적 69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지난 3분기 현대로템은 시장전망치(컨센서스)인 330억원 대비 77%나 적은 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현대로템의 롤러코스터 실적은 전체 매출액의 절반에 달하는 철도 사업 부문에서 비롯된 것으로 시장은 평가하고 있다. 철도 사업의 경우 해외 수주가 많다보니 환율이 실적 변동성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전문가는 “수출국의 통화가 약세(원화 강세)를 보일 경우 프로젝트 계약 변경에 따라 예상치 못한 일회성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000억원에 가까운 적자가 발생한 이유도 브라질 헤알화가 급락하면서 4400억원 규모의 상파울로 철도공사 수주건에서 17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전문가들은 고속철, 자기부상열차 등 철도 부문 해외 수주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현대로템이 환율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방위산업, 플랜트 등 나머지 2개 사업 부문에서 안정적인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두 사업부의 매출액 비중(3분기 기준 44%)에 비해 수익성은 플랜트 부문에서 적자가 이어지면서 영업이익 비중은 20%에도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외상거래를 뜻하는 매출채권 규모가 2011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대금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금흐름과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4분기 수주를 고려하면 올해 전체 수주량은 전년 대비 184% 증가하겠지만 3분기 영업이익률이 1.1%에 그치는 등 어닝쇼크를 기록해 실적 변동성이 다시 부각됐다”고 설명
금융투자업계가 전망하는 내년 현대로템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2% 수준으로,글로벌 5개 철도업체 평균(12.6%)에 크게 못 미친다. 한화테크윈, LIG넥스원 등 방산업체 평균(11.2%)에도 모자란다. 2018년에야 현대로템이 ROE 5%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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