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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0일 금융투자업계와 대한항공에 따르면 3분기 기준 대한항공 외화부채는 14조7200억원으로 전체 부채 중 68%에 달한다. 외화부채 중에서도 미화부채는 84억달러(62.5%)나 된다. 현재 기준으로 달러당 원화값이 10원 하락할 경우 840억원의 외환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대한항공은 달러화 비용과 벌어들이는 수입에 대해 30% 수준에서 환헤지를 하고 있다. 부채에 대한 환헤지는 따로 하지 않아 달러화 강세로 인한 외화부채 부담이 고스란히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셈이다.
무엇보다 현재 대외적인 여건도 불리하다. 12월 혹은 내년 초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고,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달러화 강세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노상원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910%인 현재 부채비율이 환율 변화만으로 내년 1분기 에 960%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숙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부채비율도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유럽산 초대형 여객기 임차 및 유지를 위해 외부 차입과 리스가 불가피한 항공업 특성(2014년 평균 625%)을 감안해도 지나치다는 평가다. 실제로 올 3분기 말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중 대한항공보다 부채비율이 높은 곳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계열사 매각을 진행 중인 대성산업과 자본잠식 상태인 삼부토건, 고려개발 등 10곳 미만이다.
대한항공이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금융부채(반기 기준)는 5조6275억원에 달하는데 회사채시장에서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어 유동성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3000억원 규모 영구채 발행에 차질을 빚은 데 이어 10월에는 1500억원 규모 1년 만기 회사채가 거의 팔리지 않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높은 부채비율과 계열사 지원 리스크에 따른 애매한 신용등급(BBB+)이 원인이 된 셈이다.
주가는 지난 9월 28일 3만5650원을 기록한 후 하락세를 보이며 11월 30일 3만1250원까지 떨어졌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높은 부채비율을 감안하면 환율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발생은 큰 위험요소"라며 "올해 보여준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음에도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나마 대한항공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한진해운 관련 손실 8251억원을 누적해서 털어냈다는 점은 다행이다. 올 3분기엔 매출액 3조568억원, 영업이익 4476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내년에 대한항공 여객 실적이 더 나아질 것이
한진그룹은 지난해 총 매출액 22조1917억원 중 항공업(대한항공, 진에어 등)이 55.1%, 해운업(한진해운)이 34.6%를 담당했다. 육상운송업((주)한진)은 6.9%였다. 한진해운이 없어진 상황에서 이제 한진그룹은 대한항공과 함께 (주)한진이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상황이다.
[윤진호 기자 /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