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에프앤가이드 등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차·SK·LG 등 30대 그룹 계열사 162곳 중에 3년 연속(2013~2015년) 현금이나 주식배당을 전혀 하지 않은 곳이 32곳으로 전체의 19.7%를 차지했다.
삼성에선 삼성엔지니어링, SK에선 SK증권·SKC솔믹스·아이리버·SK컴즈 등 4곳, LG에선 LG생명과학, 롯데에선 롯데손해보험·현대정보기술, GS에선 건설, 한진에선 대한항공·한진해운 등이 3년 연속 배당을 하지 않았고 올해도 중간배당 없이 넘어갔다.
특히 일부 그룹은 임원 보수를 크게 인상한 반면 배당은 '찔끔'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까지 GS그룹에서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등기임원의 보수총액은 154억90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73억5000만원)보다 2배 넘게 증가했다.
반면 GS그룹 계열사 6곳의 배당 총액은 2014년 2107억원에서 작년 2395억원으로 13%밖에 늘지 않았다. 이중 GS건설은 3년 연속 배당을 하지 않았고 올해 배당이 예상되는 기업군에도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내 유보금에 대한 과세 정책으로 울며 겨자 먹기식 배당이 늘고 있지만 실적 부진 탓으로 이마저도 하지 않는 기업이 상당수이고 배당률도 다른 기업 눈치를 보면서 기업 규모에 비해 조금 올리는 곳이 많다"고 지적했다.
올해 국내 상장사 순이익이 사상 최대인 116조원에 달하면서 배당총액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13년 7조3000억원 수준이었던 30대 그룹의 배당총액은 2014년 9조원이 넘었고 작년 11조원에 달했다.
일부에선 기업 여력에 비해 배당 의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기업의 연간 실적을 보고 다음해 이사회를 통해 전년도 배당금 수준을 결정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실제 분기별 배당이나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곳은 포스코나 현대차그룹, 삼성전자 등 일부 그룹에 한정돼 있다.
이들을 포함해 올해 중간배당을 실시한 곳은 코스피200 종목 중에서 12곳에 불과하다. 이들의 배당총액은 8226억원으로 삼성전자의 분기 배당금 계획(내년부터 1조원)에도 못 미치고 있다.
작년까지 배당을 하지 않았다가 올해 새롭게 배당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도 코스피200 종목 중 단 두 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나 OCI가 새 배당주에 속하겠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연간 배당수익률(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이 정체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가에 비해 주요 기업의 배당 의지가 약하다는 뜻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 종목의 배당수익률은 2014년 1.33%에서 작년 1.68%로 올랐지만 올해는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예상된다.
작년 1
당기순이익에서 현금배당 비율을 뜻하는 배당성향도 국제 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의 배당성향은 58.7%, 프랑스는 48.0%, 대만은 46.8%, 독일은 39.0%로 대부분 한국(17.6%)보다 높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