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분양이 재개됐다. 25일 개장한 마포구 신촌그랑자이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이승환 기자] |
25일 일제히 문을 연 서울 지역 7곳의 견본주택은 과거보다는 방문객이나 열기가 다소 식은 분위기이지만 오히려 실수요자들은 투기세력이 위축되면서 당첨 확률이 높아졌다고 반기는 분위기다.
이날 서울 마포 신촌그랑자이 견본주택에서 만난 상담사는 "과거에는 어떤 타입이 당첨 확률이 높은지 주로 물어봤다면 오늘은 새로 생긴 재당첨 제한에 걸렸다고 하소연하는 내방객이 20% 정도"라며 "최근 발표된 대출 규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약한 젊은 사람들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신촌그랑자이 견본주택을 찾은 유 모씨(40·마포구)는 "마포 전세금이 비싸서 집을 사는 게 나을 것 같아 왔다"며 "마포는 전용 84㎡ 전세금이 낡은 아파트는 5억5000만원, 새 아파트는 6억5000만원 선인데 신촌그랑자이는 7억~8억원이라 전세금에 좀 더 보태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한 50대 내방객은 "이미 재당첨 제한에 걸려서 앞으로 3년간은 청약을 못한다"며 "나중에 웃돈을 주고라도 살까 해서 견본 방을 살피러 왔다"고 말했다.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에는 결혼을 앞둔 자녀에게 아파트를 장만해 주려는 50·60대 여성이 많았다. 한 60대 여성은 "31세 아들을 대신해 견본주택에 들렀다"며 "앞으로 부동산 경기가 꺾이더라도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역세권이나 학교 주변 아파트를 주로 보러 다닌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총 7곳의 견본주택이 문을 열었지만 강북과 강남의 온도차도 감지된다. 강북은 다소 식었다면 강남은 더 오른 셈이다. 규제가 집중됐음에도 강남을 선호하는 실수요자들 욕구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오픈한 견본주택 중 '대장 아파트'로 꼽히며 가장 주목 받은 신촌그랑자이 분위기는 지난달 분양한 신촌숲아이파크와 사뭇 달랐다. 통상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 견본주택에서 볼 수 있었던 견본주택 입구 앞에 길게 늘어서는 내방객 대기 행렬이 점심시간 직후에도 없었다. 신병철 신촌그랑자이 분양소장은 "11·3 대책 영향에다가 24일 대출 규제 정책이 추가로 발표되면서 내방객이 줄어들었다"며 "신촌숲아이파크는 개관 첫날 8000명이 왔다지만 여기는 5000명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 들어서게 될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견본주택에는 오전 내내 내방객이 끊이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점심시간이 되면 내방객이 다소 줄어들지만 이날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견본주택에는 점심시간을 틈타 들른 직장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잠실권에서 10년 만에 처음 진행하는 아파트 분양이라 인근 주민들 관심이 뜨겁다"고 설명했다.
↑ 11·3 대책으로 분양권 거래가 금지된 강남4구의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견본주택이 25일 개장해 방문객들이 청약 상담을 받고 있다. [용환진 기자] |
전매제한을 받지 않는 수도권과 지방의 견본주택은 비교적 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렸다.
[용환진 기자 / 김강래 기자 / 이윤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