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산정표에 따르면 서류평가에서 52.4점을 받아 18명 후보 중 1등 점수를 받은 유 모씨는 7명으로 추려진 2차 관문인 면접에도 오르지 못했다. 반면 서류평가에서 45.0점을 받아 중간 등수인 9등을 한 강 본부장은 사실상 턱걸이로 면접 대상자 7인에 올랐다. 강 본부장은 면접에서는 면접관 6명 전원으로부터 모두 최고점(평균 92.17점)을 받아 7명 가운데 1등을 했다. 2등은 이동익 전 한국투자공사(KIC) CIO, 3등은 정재호 새마을금고 전 CIO, 4등은 공무원연금 CIO를 지낸 권재완 AJ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이었다.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은 최종 추천후보 4인 가운데 강 본부장을 최종 낙점했다.
![]() |
당시 면접 대상자 선정 및 면접에는 국민연금 기금이사 추천위원회 6인이 참여했다. 김영배 경영자총협회 회장직무대행,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최두환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박종백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태평양 소속), 김현준 보건복지부 당시 연금정책국장 등이다.
서류평가는 이와 별도로 외부 전문가 5인으로 구성된 기금이사 추천 자문위원회가 담당했다. 당시 서류평가에 참여했던 한 외부 자문위원은 "서류에서 1등을 한 지원자가 면접 대상에서조차 제외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이 외압을 넣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시 시장 안팎에서는 100조원 가까운 대규모 자금 운용 경험이 있는 이동익 전 CIO와 정재호 전 CIO의 선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강 본부장의 선임을 놓고 대구 계성고와 성균관대 1년 선배인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강 본부장은 "안 전 수석과 대학 졸업 후 한동안 본 적이 없었다"면서 "(안 전 수석이)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나서 동문 축하연에서 딱 한번 봤을 뿐"이라고 말했다.
유씨의 면접 대상자 탈락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유씨가 이미 두 차례(2011년, 2013년) 지원해 면접에서 탈락한 후보라서 당시 기금이사 추천위원들이 다시 올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제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연금 내부 인사 규정상 과거 지원 경력이 있다고 해서 제외한다는 지침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강 본부장 역시 2013년 6대 기금운용본부장 공모에도 지원해 서류심사를 통과한 바 있다.
유씨의 경우 2011년 공모 때는 면접에서 탈락했고, 2013년 공모 때는 면접을 통과해 최종후보 4인까지 올랐다가 홍완선 전 기금본부장에 밀린 바 있다. 당시 외부 서류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또 다른 관계자는 "유씨의 경우 다양한 이력을 갖췄지만 자산운용 능력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
[최재원 기자 / 오수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