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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같은 면적, 같은 층수 분양권이 12억9400만원에 거래됐던 것을 생각해보면 6000만원이나 가격이 뛴 셈이다.
강남·서초·송파·강동구를 지칭하는 '강남4구'의 아파트 거래와 청약 시장은 얼어붙었지만,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을 비켜간 기 분양 아파트의 분양권과 입주권 거래는 죽지 않았다. 이미 분양이 완료된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대장 격인 '개포 래미안블레스티지(옛 개포주공2단지)'는 이런 분위기를 가장 잘 반영한다.
23일 매일경제가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의 분양권·입주권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후년 입주가 예정돼 있는 이 아파트는 현재 분양권이 지난달에 비해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6000만원까지 올랐다. 거래 자체가 냉각된 강남 일반아파트 매매시장 분위기와는 다르다.
가장 인기가 좋은 전용면적 84.9㎡뿐 아니라 99.9㎡의 중대형 매물 분양권도 지난달엔 14억9700만원에서 거래됐지만, 이달엔 3400만원가량 오른 15억3060만원에 팔렸다. 모두 같은 면적, 같은 층수 거래만을 비교한 것이다.
전달에 비해 이 아파트 분양권 거래 건수 자체를 봐도 매매 시장보다는 낫다. 지난달 28건이 거래된 개포 래미안블레스티지 분양권은 이달 22일까지 절반인 14건이 신고됐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거래 가능한 분양권과 입주권으로의 풍선효과는 예상됐던 것"이라면서 "특히 개포2단지의 경우 인근 1단지나 4단지는 아예 거래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 더 대비되며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송파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작년부터 송파를 뜨겁게 달궜던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헬리오시티'는 지난달에 비해 이달 들어 거래는 많이 줄었지만 가격은 상승 흐름이다. 전용 84.9㎡는 지난달 8억7400만원대에 거래됐는데, 이달엔 9억3900만원대까지 올라갔다. 11·3 대책 전에 훨훨 날아오르다가 확 꺾였다는 평가를 받는 강동구 역시 분양권 시장에서 가격 변동은 크지 않다. 강동 래미안힐스테이트로 재탄생하는 강동 고덕시영한라의 전용 84.8㎡ 분양권 가격은 2400만원 올라 이달 7억5800만원에 거래된 건이 있었다.
강남3구는 아니지만 '숲세권'과 '한강변'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갖춘 성동구 서울숲도
인근 A공인중개 관계자는 "전매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은 불확실성이 큰 청약보다는 안정적인 기존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권이나 입주권이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