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은 23일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패닉’에 빠졌다. 전주 본사와 서울 강남 기금운용본부에서 동시에 이뤄진 압수수색은 지난 1987년 설립 이래 처음이다.
특히 그동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최순실 게이트’로 번질때마다 “문제 없었다”고 항변해왔던 상황에서 검찰의 칼이 심장부를 겨누자 국민연금 운용인력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압수수색에 대해 국민연금측은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사무실에 접근하기도 쉽지 않아 압수수색과 관련된 상황 파악도 제대로 하기 어렵다”며 “대부분의 직원들도 업무에서 손을 놓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문형표 이사장과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은 간부들에게 “직원들이 압수수색에 흔들리지 말고 주어진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문 이사장은 이날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은 압수수색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내놓고 있다. 국민연금의 다른 관계자는 “이달 들어 언론을 통해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대한 의혹이 거론될때마다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점을 적극 해명해왔다”며 “충분한 근거를 갖춘 해명이었는데도 이번 검찰의 압수수색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토로했다. 일부에선 검찰이 직접 조사에 나서면서 노후자금을 비선실세의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했다는 오해가 확산될까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엘리엇은 검찰 움직임에 대해 침묵했다. 매일경제가 엘리엣 측에 입장을 요구하자 “We will decline comment(입장을 내놓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
이날 삼성물산을 비롯한 일부 그룹주는 하락했다. 삼성물산은 전날보다 2.85% 급락한 13만6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SDS(-2.73%), 삼성전기(-1.36%), 삼성중공업(-1.00%), 삼성증권(-0.75%) 등도 부진했다.
[채종원 기자 / 전주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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