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는 서울·수원·대전·부산 등 전국 15곳에 임대사업용 오피스텔을 짓기 위해 각 지역 지방자치단체와 사업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오피스텔이 들어설 지역은 기존 하나은행 영업점포 용지다. 대부분 시내 중심가나 역세권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오피스텔을 건설하면 세입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단순히 영업점포 용지를 매각하는 것보다 직접 개발해 임대로 내놓는 게 수익성 면에서 더 낫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뉴스테이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월세 사업에도 발을 들여놨다. 삼성생명은 서울 동자동과 신당동, 인천 도화동, 동탄2신도시 내 3곳, 김포한강신도시까지 총 7곳의 뉴스테이 사업장에 25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대출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대출이율이 연 3% 초반인데, 건설 기간 2년에 임대 기간 8년까지 총 10년간 이 같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금융 상품은 뉴스테이 말고는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화재는 위례신도시와 동탄2, 수원 등 수도권에서 나온 뉴스테이에 주요 대출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 주요 금융사는 뉴스테이 부동산 펀드 상품인 리츠에도 돈을 집어넣고 있다. 리츠 상품에 투자해 펀드 운영 손익을 정산한 후 남은 이익을 배당받는 구조다. 현재 서울 신당동과 부산, 대구, 인천 청천2 뉴스테이 리츠에 하나은행과 삼성생명 등이 400억원을 투자했다. 정부의 주택도시기금이 핵심 출자자로 참여하는 만큼 사업 리스크가 작고, 의무임대 기간인 8년이 끝난 후 주택을 매각하거나 분양하면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뉴스테이 사업을 추진하는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출자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은 5~6% 수준"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뉴스테이는 8년간 의무임대를 보장하는 월세 주택으로 올해까지 총 2만6000여 가구가 공급됐거나 공급을 앞두고 있다.
카드사들은 연 6조원대에 달하는 월세 결제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하나카드가 스테이션3와 손잡고 국내 최초 전용 카드결제 애플리케이션(앱) '다방페이' 서비스를 내놓은 데 이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도 임대관리회사 모임인 한국주택임대관리협회와 손잡고 월세 전용 결제 카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다방페이 서비스는 오는 12월부터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BC카드, 롯데카드에서도 가능할 예정이다. 월세 결제액에서 카드사가 가져가는 수수료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카드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이달 초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은 전국 임대아파트에 입주한 세입자가 임대료와 관리비를 카드로 낼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처럼 금융사들이 월세 시장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것은 주택담보대출에 과도하게 치우친 수익구조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은행은 부동산 시장 활황을 등에 업고 주택담보대출을 대폭 늘리는 식으로 쉽게 예대마진을 따먹는 금리장사를 해왔다. 그런데 시중금리가 급등세로 돌아서고 가계부채를 옥죄는 금융당국 조치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부동산 시장 냉각으로 집단대출도 확 줄어들 것으로 보여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한 상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주택담보대출보다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
업계 관계자는 "2018년 아파트 입주가 집중되면서 예상되는 집값 하락과 '투기를 잡겠다'며 정부가 계속 꺼내드는 규제 카드를 고려하면 이제는 금융권이 주택담보대출 장사만으로는 수익을 거두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