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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 왕(Julie Wang) 대만중앙예탁기관(TDCC) 부사장은 18일 ‘2016 자본시장 발전 국제컨퍼런스’에서 “기업의 전자투표 도입을 증진하기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고 여러 혜택을 주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컨퍼런스에서 ‘대만의 전자투표 도입 성공 사례’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전자투표는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위임장 권유제도, 서면투표제도 등의 한계의 해법으로 꼽히는 방식이다.
왕 부사장은 85, 97, 90, 300 네 가지 숫자를 제시했다. 이는 대만이 전자투표를 통해 이뤄낸 지표다. 현재 대만에서 전자투표를 도입한 상장기업은 전체 상장기업 시가총액의 85%에 달한다. 대만 국내 기관투자자의 투표참여율은 97%에 육박한다. 해외 기관투자자 투표의 90%도 TDCC의 STP(Straight Through Processing) 서비스를 통해 전자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월 전자투표 앱을 출시하면서 개인투자자의 전자투표 행사률와 주주총회 참여율도 크게 개선됐다. 올해 개인투자자의 전자투표 참여는 약 300%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중 45%는 전자투표 앱을 이용한 수치다.
왕 부사장은 “모든 상장사들의 전자투표에 대한 수요를 파악하고 있으며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효과적인 인센티브 계획을 세우고 전문가를 지원해 전자투표 도입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은 특정일에 100개 이상의 기업이 주주총회를 개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일면 ‘슈퍼 주총데이’로 인해 여러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TDCC는 전자투표를 자발적으로 도입한 기업은 해당 규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준다. 또 전자투표 기본 수수료를 50% 할인해주거나 주주총회에서 높은 전자투표 참여율을 보인 기업에 추가적인 수수료 할인을 제공한다.
TDCC는 향후 대만 주요 회계법인과 협업하고, 더 많은 기업들이 전자투표를 도입하도록 하며, 기관투자자들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도록 장려할 방침이다. 왕 부사장은 “전자투표는 투명성이 굉장히 높다”면서 “TDCC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분 보유자(Shareholder)를 소유자(Shareowner)로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0년부터 전자투표가 시행 중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을 신규로 도입한 기업은 총 487곳으로 지난해 338곳보다 44% 늘었다. 다만 섀도우보팅을 신청한 전자투표 이용사는 460곳으로 전체 이용사 487곳에서 94%를 차지해 문제점으로 꼽혔다. 주주권익 향상 측면에서 전자투표를 도입하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서도 전자투표 도입 시 주주수와 비례해 관리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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