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1조70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외국인은 월간 단위로 한국 증시에서 10개월 만에 순매도로 돌아설 전망이다.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9개월 연속 14조990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해왔던 외국인들의 투자 트렌드가 뒤집힌 셈이다.
한국 경제에 우호적이지 않은 국내외 정치 상황도 외국인의 셀코리아를 가속화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최순실 게이트 등 국내 투자 여건이 불안해진 데다 달러화 강세 바람을 타고 선진시장으로 유턴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정책에 따른 '강달러' 현상에다 워터게이트에 비견되는 최순실 사태 등 국내 정치 상황 불안이 한국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17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금리 인상 시사 발언도 금융시장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이달 초에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위원회는 목표금리 인상의 근거가 더 강해졌다고 봤다"며 "금리 인상이 비교적 이른 시점에 적절해질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외환시장에서도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의 약세가 전방위적으로 두드러졌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보다 7.3원 내린 1183.2원을 기록해 5개월 만에 1180원대를 돌파했다. 국내 시장금리도 급등세를 이어나갔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023%포인트 오른 1.736%를 기록했다. 이는 3거래일 연속 최고치 경신일 뿐 아니라 지난 7월 금리 연저점 1.203% 대비
한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전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한국은행은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그 어느 때보다 경계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시장 불안이 확산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적시에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일호 기자 / 정의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