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0조 굴리는 뉴욕라이프자산운용 윤제성 CIO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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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윤 뉴욕라이프자산운용(NYLIM) 최고투자책임자(CIO·한국명 윤제성·49)는 17일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트럼프가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같은 재정정책 확대를 천명한데다 반이민자 정책으로 인건비를 중심으로 한 인플레이션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이번 인터뷰는 그가 지난해 9월 뉴욕라이프자산운용 CIO에 선임된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 것이다. 뉴욕라이프자산운용은 메트라이프·푸르덴셜생명과 함께 미국 3대 생명보험사로 손꼽히는 뉴욕라이프의 자회사로 운용총자산(AUM) 규모가 300조원에 달한다. 윤 CIO는 이 자금을 직접 운용 및 관리하는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윤 CIO는 오는 12월로 예정된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미국 경제지표가 개선되면 기준금리가 내년에 두세 번 정도 더 오를 수 있다"고 본다면서 "물론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금리인상 속도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CIO는 "단기적으로 미국 중소형주와 원자재 관련 주식이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취임 이후 보호무역 장벽이 높아지면 애플을 비롯한 미국 대형 수출기업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반면 달러화 강세 국면에서 미국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강화되면서 내수소비 기업 비중이 높은 중소형주에는 호재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구리 등 산업용 원자재는 인프라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보면 신흥국 주식은 최근 조정이 싸게 담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시아와 중남미 주식을 이미 포트폴리오에 상당 부분 담고 있다"면서 "트럼프로 인해 신흥국 주식이 추가로 조정받으면 저가 매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주식에 대해서는 "작년 상하이종합주가지수가 5000선까지 오르내릴 때 다 팔았다"면서 "중국 당국이 시장에 적극 개입한 이후로는 지켜보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국시장에 대해서는 세계 각국이 관세장벽을 높이면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은 당분간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다만 한국이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서는 경제 환경이 가장 안정적인 국가로 인식되는 만큼, 채권시장이나 주식시장에서 급격한 자금 이탈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윤 CIO는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산 일부 재조정은 필요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움직일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경우라도 분산투자(diversification)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면서 "내년 2~3월 트럼프 행정부가 완성될 때까지 현금 비중을 가져가면서 신중하게 투자처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로 예정된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부터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과 한국 의 글로벌 선거 이벤트가 주식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장기투자용 자산 선택을 고민하는 보험사 등 한국의 기관투자가들에 적합한 상품으로 인프라스트럭처 채권, 지방정부 채권(Municipal Bond), 미국 기업 메자닌(CB·BW) 등을 추천했다.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난 윤 CIO는 건설사에서 근무하던 부친을 따라 여덟 살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