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이르면 다음주 행동주의를 주요 전략으로 활용하는 '라임 데모크라시' 헤지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헤지펀드는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배당성향이 낮은 기업, 대주주 및 우호 지분율이 낮아 지배구조 개선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되는 기업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기업들의 취약한 지배구조와 높은 유보금,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 등으로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활동할 만한 여건이 성숙됐다"고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다만 실제 행동을 하려면 펀드 규모가 꽤 커야 가능하다"면서 "우선은 저희가 행동을 안 해도 누군가가 행동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 인적분할 등 지배구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의 현재 헤지펀드 운용 규모는 2500억원으로 국내 70여 개 헤지펀드 운용사 가운데 9위다. 트러스톤자산운용과 브레인자산운용 펀드매니저 출신인 원 대표가 2012년 8월 투자자문사로 처음 설립했고 지난해 12월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로 전환했다.
앞서 알리안츠자산운용이 국내에서 기업지배구조 개선 펀드를 내놓은 적은 있지만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배구조 개선 펀드는 기업과 주주이익 개선을 위해 최소 3년 이상 중장기 관점에서 투자한다. 반면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보통 1~2년 이내에 주주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고, 신사업 추진이나 구조조정 등 경영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우선 과도한 배당 요구 등으로 기업의 중장기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지난달 초 자회사 두 곳을 통해 삼성전자 지분 0.62%를 확보한 뒤 내부 유보금 78조원 가운데 40%에 육박하는 30조원을 특별배당해 달라고 요구한 게 대표적이다.
한편으로는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평균 배당수익률이 지난해 기준 1.68%로 주요 21개국(평균 3.17%) 가운데 20위인 한국 기업들의 인색한 주주환원 정책과 낡은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크다.
국내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들은 기업들의 기형적 지배구조와 낮은 배당성향에 불만을 품고 있지만 대기업 눈치를 보느라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거의 하지 못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2014년 상반기 기준 투자기업 주주총회 안건에서 국내 자산운용사의 반대 의결권 행사 비중은 트러스톤자산운용(12%)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1% 안팎으로 매우 낮다. 전 세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운용자산 규모는 2
■ <용어 설명>
▷ 행동주의 헤지펀드 : 재무적 목적으로 투자하는 일반 펀드와 달리 지분투자에 따른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구조조정·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해 수익을 창출하는 펀드.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