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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쩐 강남 지점 내부. |
고가의 명품을 주로 취급하는 일명 ‘명품 전당포’가 불황을 넘어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경기침체로 결혼 예물 등 고가의 물품을 맡기고 급전을 쓰는 수요가 늘어나는 동시에 정품 대비 10~40% 저렴한 중고 명품에 대한 구매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대부업계에 따르면 찾아가는 전당포를 표방하는 ‘마이쩐’ 브랜드로 알려진 아이금융그룹대부는 현재 해외 포함 전국에 53개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업체는 베트남 2개, 필리핀 2개, 일본 1개 등 총 5개 해외 점포도 가지고 있다.
이준홍 마이쩐 대표는 “작년 대비 올해는 30% 가량 대출이 신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불황의 여파로 중고 물품 거래도 활성화하고 있다.
중고 명품 매입과 위탁 판매, 수리, 렌탈, 진품 감정 등을 하는 중고 멀티 쇼핑몰 '올명작'은 압구정점 오픈에 이어 지난 11일 경기도 일산에 지점을 열었다. 또 울산점, 부산점, 대전점, 대구점 등의 오픈도 앞두고 있다.
올명작은 내년 2월 목표로 중고 명품 온라인 쇼핑몰 운영도 계획하고 있다. 약 2만여 점의 물품 거래를 온라인을 통해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당포가 불황에도 불구하고 호황을 누리는 배경에는 담보만 있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출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은행, 저축은행, 캐피탈, 카드사, 상호금융 등 제도권 금융회사에서는 대출 신청시 신용등급이나 직장, 급여 등을 심사하지만 전당포는 담보 자체가 신용으로 통한다.
담보 대출이 가능한 물품이 다양한 점도 전당포 성장세에 한몫을 한다. 담보를 보면 일부 전당포는 훈장을 담보로 대출 100만원을 실행한 곳도 있다. 만물상처럼 거래되는 물품이 많다는 얘기다.
전당포 주 수익원은 담보 대출이다. 수수료를 받고 일부 명품 위탁 판매나 담보 물품에 대한 소유권 이전으로 중고 물품 매매가 종종 있지만 매출의 90% 이상은 대출에서 발생한다. 이자율은 월 2.3% 이내 수준이다. 부동산 담보 중심의 일부 전당포는 월 1%, 연 12% 이내로 대출을 취급하는 곳도 있다.
전당포 성장에는 이미지 변신도 작용했다. 골목길 허름하고 어두운 건물 한 켠에 자리잡을 법한 전당포가 이제는 큰 대로변에 위치한다. 압구정 로데오 거리 중심에도 지점이 들어서 있다. 또 직접 찾아가는 출장 감정부터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블로그, 인스타그램 운영 등 디지털화로 변화하는 추세에도
한편 전당포 호황에는 서민들의 고달픈 삶이 이면에 있다. “오죽하면 결혼 예물로 받는 시계나 반지까지 담보로 대출을 받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권 한 관계자는 “학생들이 취업 자금 마련을 위해 노트북까지 맡기고 대출을 해간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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