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지난달 말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신반포7차 재건축 아파트 시공사로 선정됐다. 대림산업과 호반건설이 수주전을 펼친 신반포7차는 한강변에 위치한 지하철 3호선 역세권으로 건설업계에선 강남의 주요 재건축 수주현장으로 꼽혔다.
당초 업계에서는 대림산업의 무난한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강남 재건축 입성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하려는 호반건설이 공격적인 공사비를 제시하며 끝까지 알 수 없는 각축전이 펼쳐졌다. 결국 재건축 수주는 프리미엄 브랜드 ‘아크로’(ACRO)를 앞세운 대림산업에 돌아갔다.
강남 재건축 수주전에서 ‘브랜드’ 이미지는 절대적이다. 건설업체들이 기존 브랜드와 차별화된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세워 수주전에 뛰어드는 이유다. 대림산업도 기존 ‘e편한세상’ 대신 강남 재건축이나 랜드마크 건물에는 ‘아크로’를 사용한다. 대림산업은 신반포1차 재건축 아파트 ‘아크로 리버파크’와 신반포5차 재건축 아파트 ‘아크로 리버뷰’를 성공리에 분양시키며 강남 재건축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있다.
이에 질세라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사용하는 현대건설도 지난 8월 강남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에 ‘디 에이치’를 선보였다. 현대건설은 ‘디 에이치’ 브랜드를 3.3㎡당 분양가 3600만원 이상인 고급 단지에 한정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GS건설도 ‘자이’ 브랜드에 웅장하다는 의미를 더해 ‘그랑자이’를 사용한다.
롯데건설은 청담삼익아파트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되며 강남 재건축 진입에 성공했다. 그러나 여전히 청담삼익아파트 조합원 일부는 롯데캐슬 브랜드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롯데캐슬 브랜드 재정립을 위해 브랜드 컨설팅 업체와 연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앞으로 강남 재건축 대장주인 ‘압구정 아파트’의 시공사가 누가 될지 관심사다. 구현대, 신현대가 주축인 압구정 아파트의 특성상 현대건설의 ‘디 에이치’나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 브랜드가 유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업계에선 압구정 재건축은 개별 건설사가
한 대형건설사 임원은 “압구정 재건축이 가지는 상징성 때문에 모든 건설사들이 재건축 수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몇 개 건설사가 컨소시움을 이뤄 압구정만의 새로운 브랜드 아파트를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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