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 대출시장의 약진은 중금리 대출 수요자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수익성도 받쳐줬기 때문이다. 중금리 대출의 물꼬를 튼 저축은행권이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에 기반한 효율적인 부실률·연체율 관리를 통해 중금리 시장에서도 '남는 장사'가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중금리 대출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저축은행권의 중금리 대출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가장 먼저 중금리 대출을 표방하며 지난해 12월 출시된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는 출시 11개월 만에 누적대출액이 1700억원을 돌파했다.
사이다는 신용등급별로 금리가 고정돼 있고,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비슷한 금리대 경쟁 상품 대비 금리 수준이 낮다. 중금리 상품 사이다를 이용할 수 있는 신용등급은 6등급 이상이다. 10월 말 현재 950억원의 대출 실적을 달성한 JT친애저축은행의 중금리 상품 원더풀와우론은 신용등급 7등급까지 이용할 수 있다. 상환기간이 최장 6년으로, 통상 5년인 다른 상품보다 긴 것이 장점이다. 은행 계열 저축은행들도 잇달아 중금리 상품을 출시했다. IBK저축은행의 참좋은론, 신한저축은행의 허그론과 참신한중금리, KB저축은행의 참착한론 등이다.
대출과 동시에 투자가 가능한 P2P대출업체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중금리 시장 확대에 일조했다. P2P대출 금리는 통상 8~12% 수준에서 결정된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P2P대출 누적취급액은 총 3394억원으로 지난 6월의 2배에 달했다. 정책형 중금리 대출상품인 '사잇돌 대출'의 대출 한도가 다음달부터 기존보다 1.5배가량 늘어나는 점도 호재다. 다음달부터 서울보증보험의 보증 한도 범위 안에서 받을 수 있는 사잇돌대출의 대출 한도가 보증 한도의 150%로 상향 조정된다. 다만 중금리 시장 성장세에 대해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저축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중금리 상품을 출시해 몸집 불리기에 나선 데다 P2P업체까지 가세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예상
[김종훈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