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 투자 전문가 5인의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
투자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해외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줄이고 수익 창출 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안전자산인 금과 미국 주식 비중을 늘리고 미국 등 선진국 채권과 브라질·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주식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매일경제신문은 10일 증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트럼프 시대 자산배분 전략'을 문의한 결과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 방향이 드러날 때까지 신중하게 접근하되 해외 분산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안했다.
조재영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강남센터 PB부장은 "신규 투자를 위해 오늘 방문하겠다는 고객을 말렸다"면서 "최소 2주 정도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때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투자 의욕이 넘치는 투자자들에게 금과 같은 안전자산 투자 비중을 늘리고 선진국 주식, 특히 미국 주식을 포트폴리오의 최대 40%까지 담을 것을 권고했다.
반면 선진국 채권과 신흥국 주식은 줄여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이 여전히 연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인플레이션 가속화로 미국 채권 금리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어 장기적으로 채권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김 팀장은 "이미 미국은 채권 금리가 많이 상승했고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채권 비중은 줄이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신흥국 주식은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이 실행된다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 부장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당분간은 신흥국 통화들의 약세가 이어질 확률이 높고 그러면 주식시장도 자금 이탈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올 들어 70%가량 단기 급등한 브라질 주식에 대해서는 비중 축소 의견이 지배적이다.
신흥국 채권에 대해서는 투자 의견이 엇갈렸다. 대표적인 신흥국 채권인 브라질 채권은 금리 인상 국면에서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는 반면, 연 10% 이상 높은 이자율을 감안하면 여전히 투자 매력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돈영 신한금융투자 IPS본부장은 "트럼프 정부가 재정 적자를 통해 시장에 달러 공급을 늘리면 달러 대비 신흥국 통화가치는 상대적인 강세로 돌아서면서 채권가격 하락분을 상쇄할 수 있다"며 브라질과 동남아 채권을 포트폴리오에 50% 담으라고 조언했다.
달러 역시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재정 확대 사이에서 방향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문 본부장은 "트럼프는 자국 기업 이익을 위해 약달러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반면 임동욱 신영증권 명동PB센터 팀장은
전문가들은 국내 채권에 대해서는 단기채 중심의 접근을 주문했다. 장기채는 미국 금리 인상에 동반해 중장기적으로 국내 금리도 따라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최재원 기자 /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