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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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 역할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IPO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설득하는 것이었다. 사뭇 해외 기관들의 높은 관심을 기대했지만 막상 로드쇼를 떠날 때는 불안감이 휩싸였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해외 기관투자가에 대한 로드쇼는 대흥행 수준이었다. 로드쇼 과정에서 뉴욕을 근거로 한 글로벌 자산운용사 오펜하이머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공모 청약에 7억달러(약 8000억원) 규모 주문을 냈다.
오펜하이머는 운용자산 2370억달러(약 272조원) 규모 대형 펀드다. 국내에서는 2010년 4월 네이버를 주당 28만원 수준부터 매집해 2011년 8월에는 지분을 10.15%까지 끌어올리며 최대주주까지 올랐다가 이후 2013년 9월 주당 55만원 수준까지 보유 지분을 털며 대박을 낸 펀드로 유명하다. 오펜하이머가 대량으로 청약 주문을 냈다는 소식이 뉴욕 시장에 퍼지며 다른 대형 자산운용사들 역시 대규모 주문을 쏟아냈다.
세계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GIC(싱가포르투자청)뿐만 아니라 투자 후 장기 보유 성향을 보이는 피델리티 역시 수억 달러 규모 주문을 쏟아냈다는 후문이다.
홍콩 싱가포르 런던 뉴욕 등지를 잇달아 순회한 결과는 '대박'으로 귀결됐다. 공모 규모가 총 2조2500억원인 데 비해 해외 투자자 수요만 이보다 7배 넘는 150억달러(약 17조원)가 몰렸기 때문이다. 상장주간사단은 해외 투자자들이 원하는 수요만큼 공모 물량을 배정해주지 못해 '항의(?)'에 시달렸다는 후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 첫날인 10일 시초가 13만5000원 대비 6.67% 오른 14만4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 초반 시초가 대비 7.04%나 급락한 12만5500원까지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천당'과 '지옥'을 오간 셈이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창구를 통해 105만주 규모 매수세가 집중된 반면 국내 주문이 많은 한국투자증권 창구를 통해서는 99만주 규모 매도세가 나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두고 해외 투자자와 국내 투자자 간 온도 차가 뚜렷하게 나타난 모습이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보다 공모 참여 후 시초가 매도라는 전략을 택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모주 시초가가 통상 공모가보다 높게 형성된다는 점을 노린 전형적인 단타 매매"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이날 급반등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기관투자가가 해외 투자자들에게 완패한 셈이다.
해외 투자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공모 과정에서 원하는 물량을 충분히 담지 못해 장내에서 추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는 물론 해외 국부펀드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
특히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의약품 수요가 늘어나며 바이오 관련 주식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예측에 주가 전망이 우호적이다. 삼성그룹은 여세를 몰아 내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나스닥 상장에 도전할 전망이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