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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격차(예대마진)가 더 크게 벌어지는 가운데 은행권에서 이탈한 시중 부동자금의 부동산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부동산 가격 거품까지 부채질하고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름세로 방향을 잡으면서 향후 집값 하락에 따른 가계부채 리스크가 더 커질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8일 매일경제신문이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등 국내 3대 시중은행 신용대출과 정기예금 금리 추이(매월 8일 기준)를 조사한 결과 신한은행의 대표적인 신용대출 상품 '엘리트론' 금리(우대금리를 반영한 최저금리 기준)는 지난 6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후 7월 연 4.27%에서 11월 8일 현재 연 4.48%로 0.21%포인트 상승했다.
KB국민은행 역시 같은 기간 'KB국민행복 신용대출' 금리가 3.82%에서 4.20%로 뛰어올랐다. KEB하나은행 역시 금리가 3.45%에서 3.77%로 0.3%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지난해 2% 중반까지 떨어졌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시중은행 평균이 3% 안팎으로 오른 상태다. 반면 정기예금 금리는 제자리걸음이다. KEB하나은행의 '행복투게더정기예금' 금리(1년 만기·우대금리 적용 최고금리 기준)는 같은 기간 1.6%에서 1.4%로 떨어졌다. KB국민은행의 '골든라이프연금우대예금' 금리 역시 1.7%에서 1.4%로 0.3%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대출 총량 조절 움직임이 본격화된 데다 최근 실적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4분기 실적이 반영되는 10~12월에는 예대마진을 키우기 위한 예·적금 금리 인하와 대출금리 인상이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발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감안해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대출금리를 높이면서도 정작 예금금리에는 손을 대지 않은 채 예대마진을 극대화하는 영업전략을 노골화하고 있는 셈이다.
홍석린 금융감독원 가계신용분석팀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은행들이 대출금리에 선(先)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저금리 장기화로 수익성이 나빠진 은행들이 대출가산금리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며 "주택대출 총량을 조절하려는 금융당국 정책 방향에 맞추는 한편 은행 이자수익을 더 많이 거두려는 두 가지 목적이 결합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석우 기자 /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