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 기준 연기금은 이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90억원을 누적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이후 5개월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인 지 6개월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시장에서 코스닥 하락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지목됐던 국민연금의 중소형주 매도가 지난달을 기점으로 마무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복제율 조정 과정에서 기계적으로 발생했던 중소형주 매도는 끝났다"고 말했다. 강 본부장은 이어 "복제율을 조정하는 기간 중 국민연금의 중소형주 매도는 약 3000억원 규모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기간 투신권의 코스닥 순매도가 1조원을 넘은 만큼 국민연금 때문에 코스닥 시장이 하락했다는 일각의 주장은 억울하다는 게 국민연금 측 입장이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투자금 100조원 가운데 46조원을 8개 유형으로 나눠 위탁운용 형태로 굴리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벤치마크 지수 복제율 상향 조정을 위탁운용사에 요청한 데 이어 6월부터는 평균 50% 이상 복제하도록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 위탁운용사 가운데 상당수가 초과 수익을 노리고 과도하게 중소형주에 '베팅'하는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였다. 국민연금은 오는 11일 △가치주형 △중소형주형 △액티브퀀트형 등 3개 유형의 위탁운용사를 각각 선발해 총 1조원 규모 자금을 맡길 예정이다. 강 본부장은 "국민연금이 11월에 1조원을 위탁할 예정이고 나머지 1조원도 12월 중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기금의 순매수 전환에 힘입어 이달 초 600선까지 급락했던 코스닥지수는 최근 4거래일 연속 반등했다. 일반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도 다시 중소형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이 이미 바닥까지 떨어진 데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나면 빠른 기세로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로 코스닥지수는 올 들어 증시 외부 충격이 있을 때마다 크게 하락했다가 다시 회복하는 'V자형' 곡선을 그려왔다. 지난 2월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로 신흥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을 때 코스피는 1.2% 하락한 반면 코스닥은 9.0%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한 달간 코스피가 5.7% 반등할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닥 반등장이 시작될 경우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올 들어 두 차례 반등장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시총 상위 종목 위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카카오, 셀트리온, 컴투스 등 종목을 추천하고 있다.
[한예경 기자 /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