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정권 후반기 금융 분야 주요 관료나 기관장 인선은 민간 인사보다는 실무형 관료, 특히 금융위와 기재부의 모피아(금융 관료)를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른바 '임종룡발(發) 모피아 인사 태풍'이 예고되고 있는 셈이다.
먼저 임 내정자의 후임 금융위원장으로는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행정고시 28회)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28회)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동안 관례대로 하면 기재부 1차관이나 국무조정실장이 금융위원장을 맡아 왔다.
임 위원장의 임기 만료 시기는 차기 대통령이 취임하는 2018년 3월이었는데 임 위원장의 급작스러운 경제부총리 내정이라는 첫 번째 변수가 작용했다. 임 내정자가 경제팀 전반의 강력한 팀워크를 강조하고 있다는 두 번째 변수가 가세하면서 그동안 임 위원장과 호흡을 맞춰온 정 부위원장과 진 원장이 신임 금융위원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상목 기재부 1차관(29회) 역시 유력한 금융위원장 후보다.
이석준 국무조정실장(26회) 역시 금융위원장 하마평에 올랐지만 총리 교체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무총리의 2인자 격인 국무조정실장을 교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관가의 중론이다.
금융공기업 중 최대 변수는 오는 12월 예정된 기업은행장 인선이다. 조준희 전 행장(현 YTN 사장)과 권선주 현 행장 등 내부 출신이 잇달아 은행장을 맡은 만큼 다음 행장은 관료 출신이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기업은행장 후보로는 최상목 차관과 함께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하마평에 자주 오르내린다. 기업은행은 지배구조와 출자 등 내부 숙원을 해결하기 위해 최 차관 영입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차관이 금융위원장으로 가면 고시 선배인 정 부위원장이 금융감독원장이나 기업은행장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정석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